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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이화여자대학교)
저널정보
한국고전여성문학회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제13호
발행연도
수록면
229 - 250 (22page)

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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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한국 고전 문학사상, 주된 담당층이 되었던 사대부 남성들은 그들과 동시대를 살며 마음과 생각을 공유했던 (사대부) 여성들에 대하여 어쩌면 의도적이라고 유추될 수 있을 정도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여성에 대한 기록을 찾고 살펴볼 문제의식을 제기해준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망자를 그리는 애도의 글인 애제류와 비지류의 전통에서 온 기록들이며, 또한 그곳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기억되는 여성’의 외면적인 모습과 그를 ‘기억하는 남성’의 시각과 그 방향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애제류와 비지류의 관습적 측면상 망자(亡者)를 좋게 그리기 위한 의도에서 드러나는 여성들의 모습은 ‘부지런하고’ ‘결핍을 잘 견디며’ ‘효성이 지극하고’ ‘아이들을 잘 낳아 키우는’ 이른바 이상적인 전형만 드러나기 쉬운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직암 신경(直菴 申暻, 1696~1766)의 경우는 이러한 전형성에서 벗어나 자신이 알고 있는 자기 주변의 여성에 관해 낱낱이 밝히고 더 나아가 그러한 상세한 기억 안에서 지아비/ 아버지로서의 자신을 제문 속에서 재구하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볼 수 있어서 주목된다. 그의 후년에 가까운 1759년에 작성한 아내와 딸의 제문이, 그 이전에 거의 작성했었던 각종 묘지, 행장, 전(傳)에서 그려낸 이상적 여성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1759년은 직암 신경 자신에게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아픈 해였겠으나, 그가 그해에 남긴 제망실문과 제망녀문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18세기에 존재했던 사대부가 가질 수 있었던 아내와 딸과의 관계, 그리고 그 마음의 한 자락을 볼 수 있는 귀중한 해였다. 마음 깊이 의지하고 믿었던 아내와 딸을 동시에 잃으면서 통곡하며 풀어낸 긴 제문 속에서, 그 자신도 자각하지 못했던 ‘아내를 벗삼고 평생의 조언자요 조력자로 삼은 지아비’ ‘딸에게 흉금을 터놓으며 딸의 아픔을 그대로 안쓰러워했던 아버지’로서의 자의식이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슬픔을 안으로 삭이며 정리할 시간이 있었다면 ‘지나치다’ ‘예에 맞지 않는다’며 걸러졌을지도 모를 이러한 자신의 모습들은, 다음해 지어진 아내 제문에서 그 감정이 아주 많이 절제된 채로 드러나긴 했지만 ‘삶의 중요한 조언자’로서 아내를 대했던 주요 요목이 유효하게 인정되고 있어서, ‘기억하는 남성’의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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