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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본 연구는 사회주의체제 붕괴 이후 비교경제체제론이 직면한 학문적 정체성의 위기를 검토하고, 체제비교의 유용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체제전환 국가들의 경제를 분석할 수 있는 접근틀로서 ‘경제문화’가 어떠한 방법론적 의미가 있는지 분석한다. 체제전환국들의 시장개혁에 관한 이론적·경험적 연구들은 시장경제로의 성공적인 이행이 전적으로 경제자유화, 통화안정, 그리고 시장경제에 필요한 각종 제도의 창출 등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사회조직, 기업, 그리고 절대 대다수 국민들의 ‘경제문화’의 변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다. 러시아의 시장개혁이 실패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도 ‘워싱턴 컨센서스’에 기초한 시장개혁 프로그램이 러시아의 경제문화에 조응하지 못했던 것에서 찾아야 한다. 효용극대화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경제주체로서의 인간관에 기초했던 러시아의 시장개혁은 경제활동에서 개인보다는 연대와 공동체 원리를, 또한 합리주의와 경제적 이기주의보다는 비합리주의와 행위의 정신적 가치를 보다 중요시하는 러시아의 경제문화를 간과했으며, 그 결과 시장경제개혁은 의도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고 말았다. 따라서 대개의 비교분석이 연구 대상의 ‘다름’과 ‘차이’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할 때 향후 러시아경제 연구는 체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억의 전송자 역할을 하는 ‘경제문화’를 탐구하는 연구로 전환되어야 하며, 이것이 현재의 비교경제체제론의 학문적 ‘위기’로부터 벗어나는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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