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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본고는 현재까지 지속되는 일기형식의 확정과 역서의 보급이라는 동시대적 현상에 주목하여 『흠영』 일기의 시간의식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개 사인(士人)인 유만주가 자발적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쓴 것은, 그가 그만큼 하루의 반복과 지속이라는 일기의 시간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시간을 수량화되고 균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시간관은 역서에 제시된 그것과 부합하며, 이런 면에서 『흠영』은 일기가 역서의 영향으로 형식을 확정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또한 유만주는 일기라는 형식이 역서와 관련이 있음을 자각하고 있고, 더 나아가 역서가 일기에 규정한 내용상의 한계를 넘어서려 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흠영』의 날씨 기술 부분과 시간 표현 방식을 검토한 결과 하루의 시간을 세분화하여 구체적으로 서술함으로써, 하루를 온전히 자신의 일기에 기록하고자 하는 유만주의 서술태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시간과 날씨에 대한 그의 예민한 감수성은 자연경물의 변화에 대한 심미적 인식이나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시선으로 연결되고 있는바, 『흠영』의 내면일기로서의 면모는 유만주의 시간의식과도 관련이 있다.
유만주는 시간의 일회성과 존재의 개별성 및 고유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기쓰기에 ‘사’(史)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일기가 파편적인 시간의 기록이 되지 않게끔 서술의 주체인 자아와 결부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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