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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초록· 키워드
이 논문은 낭만주의의 작품에 나타난 이야기 서술방식을 중심으로 문학 서술의 매체와 그 서술방식 간의 영향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현대의 매체이론, 특히 컴퓨터매체를 사용한 디지털문학이론에서 주장되듯이 문학의 이야기 서술방식은 그 문학이 사용하는 매체의 매체성과 깊이 결부되어 있다는 입장이 이 글의 비판적 출발점을 이룬다: 매체 이론에 따르면, 인쇄매체로 이루어진 문학작품은 글과 책 등의 선형적인 매체성 때문에 선형적 서술구조, 작가와 독자의 위계적인 관계, 작품의 의미를 추구하는 해석학적인 독서를 요구하는 반면, 새로운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사용하는 디지털 문학의 매체미학은 전통적 이야기구조의 이런 특성들을 극복하고, 비선형적인 이야기방식과 독자의 자유 및 멀티미디어의 공감각적인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학매체의 매체성이 문학서술의 방식과 구조를 결정한다는 이런 일방적인 영향관계의 설정은 문학사의 여러 경우들로 반박될 수 있다. 특히 수많은 낭만주의 작품들은 문자성이 야기하는 이야기의 선형적 서술방식을 의식적으로 회피하고, 문자와 책의 매체성을 뛰어넘는 진보적인 서술미학을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예들이다. 이 논문에서 분석의 예로 선택한 낭만주의의 두 작품, 장 파울의 “피벨의 생애” 와 루드비히 티크의 “오래된 책”은 이미 그 시기에 현대 하이퍼텍스트의 특징인 공간적, 비선형적, 동적인 서술방식을 작품 속에서 형상화하고 주제로서 성찰하고 있다. 이 두 작품이 기본모델로 삼고 있는 책의 표상은 통상적인 “책”의 차원을 뛰어 넘으며, 그에 맞추어 새로운 종류의 읽기와 글쓰기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낭만주의의 매체미학은 디지털기술로 가능하게 된 현대적 하이퍼텍스트의 서술공간을 고유한 낭만주의적 “책의 이념”속에 구현하고 있으며 그럼으로써 현대 디지털 미학을 이념적으로 선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념적인 연속관계 외에도 낭만주의 작품에 나타난 고유한 이야기 서술방식은 문학의 매체와 문학의 서술방식간의 관계가 쌍방향적인 영향관계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특정한 문학적 서술방식은 필연적으로 혹은 자동적으로 문학이 사용하는 서술매체의 매체성에 의존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학이 추구하는 미학적 이념을 통하여 단순한 서술매체는 비로소 미학적 매체로 변화되며, 그럴 때야 비로소 자신의 매체적 잠재성을 충분히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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