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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공리주의에 대해 제기되는 많은 비판들 가운데서 가장 유력한 비판은 공리주의가 권리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공리주의는 도덕적 권리들의 존재와 그것들의 도덕적 평가에서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 권리들의 우선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이론적 특징으로 인해서 공리주의는 공리의 극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언제든지 도덕적 권리의 침해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안고 있다. 따라서 공리주의는 도덕적 권리를 중시하지 않으며, 도덕적 권리의 확고한 토대를 제공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공리주의는 도덕적 담론에서 가능한 한 권리를 배제하는 벤담 노선과 반대로 공리주의 이론 체계 내에 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밀의 노선으로 대응한다. 벤담 노선은 근본적인 도덕적 권리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그것들의 도덕적 평가에서 역할과 공리에 대한 우선성을 부인한다. 반면에 밀 노선은 도덕적 권리의 존재와 그것이 모종의 우선성을 가진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공리주의가 그러한 권리를 충분히 중요하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략을 채택한다.
그러나 권리에 대한 벤담 노선의 접근법은 권리 침해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하는 역직관성으로 인하여, 그리고 도덕적 권리를 공리주의 이론 체계 내로 적절히 수용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비공리성으로 인하여 반공리주의적 권리 논증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서 한계가 있다.
반면에 밀 노선은 공리주의 체계 내에 도덕적 권리의 존재와 그 권리들의 우선성을 받아들이지만, 그로 인해 공리주의의 결과주의적 특징을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공리주의의 이론 범위를 벗어나 의무론적 권리론으로 변질되는 한계가 있다. 밀 노선이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다시 공리의 우선성을 재도입한다면, 밀 노선에서 권리는 다시 부속적 권리의 지위밖에 지니지 못하게 된다. 밀 노선이 공리주의의 이론 범위 내에 남아 있는 한, 권리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밀 노선은 결과주의를 버리고 권리의 우선성을 인정하는 의무론적 권리론으로 전향하거나 아니면 권리의 우선성을 포기하고 벤담 노선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양자택일에 직면한다.
벤담 노선과 밀 노선은 양자 모두 권리 논증의 비판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벤담 노선이 공리를 위해 권리를 제약한다면, 밀 노선은 권리를 위해 공리를 제약한다. 두 노선 모두 공리-권리의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한다. 공리주의가 권리 논증의 비판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응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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