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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신경숙 소설은 노바디였던 섬바디의 이야기보다 섬바디를 꿈꾸었던 노바디, 결과적으로는 노바디이기만 했던 익명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다. 『바이올렛』은 섬바디가 되고자 하는 열망과 좌절, 그에 따른 인간적 고독과 그 고독으로부터의 도피과정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섬바디의 위상은 상대성을 지니는데, 신경숙의 비극적 서사는 인물간의 관계를 어긋나게 함으로써 섬바디로의 실현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한다.
『바이올렛』에서 사랑에 실패한 오산이는 타인에 대해 신경증적 차원의 비정상적인 예속을 자초함으로써 자기구제의 가능성을 상실하고 만다. 더욱이 그녀는 ‘육친적 세계’를 상징하는 어머니를 최종적인 도피처로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자유와 개체성을 반납하기까지 한다. 신경숙 소설이 이처럼 퇴행을 최종적인 귀착지로 상정하고 있는 것은 자유에 대한 갈망과 포기, 구속으로부터의 탈주와 예속이라는 인간의 실존적 조건을 비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라 할 것이다. 단, 세계에 대한 비극적 인식으로의 전환이 납득될 만한 계기 없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신경숙 소설이 지닌 한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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