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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장한몽'은 1960년대 중반의 서울 변두리 도시 풍경이 핍진하게 펼쳐진 작품이다. 이 장편소설은 공동묘지 이장 공사가 진행되는 5일간에 일어난 사건들을 에피소드 식으로 담아냈다. 일부에서는 이 소설이 전체 구성의 유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의 정화를 위해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을 구현했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다시 평가되어야 한다.
『장한몽』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괴하게 일그러진 인물들의 형상을 통해, 자아를 잃어버린 도시적 인간들의 삶을 성찰해냈다는 점이다. 공동묘지 이장 현장이 일종의 제의의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곳에서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과거를 정화하고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주요 인물인 김상배는 전쟁의 상처로 인해 삶의 주변으로 내몰렸다. 그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남에게 표나게 드러나지 않는 삶을 영위해 왔다. 그에게 공동묘지 이장 공사는 삶의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하나의 실험이 된다. 이상필이나 구본칠 등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도시하위계층인 이들은 그악스럽게 삶을 순간순간에 집착하는데, 그 악착스러움이 죽음의 현장인 공동묘지의 풍경과 교차된다. 죽음과 삶이 뒤섞이는 공동묘지 이장 현장에서 등장인물들은 ‘삶의 진실’을 대면하게 된다. 그렇기에 공동묘지는 1960년대 도시공간을 ‘폐허의 이미지’로 표상해낸다.
이문구 소설이 도시소설에서 농촌소설로 넘어가는 과정에 『장한몽』이 위치한다는 사실도 문학사적으로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이 소설을 기점으로 가는 ‘주체적 세계인식’에 가닿았고, 이러한 발견과정을 통해 좀더 당당한 목소리로 민중과 농촌현실에 대한 형상화로 나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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