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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이 글의 목적은 근대문학사 초기 한국의 신문과 잡지 그리고 단행본 출판 과정에서 필자 표기 관행이 어떠한 방식으로 정립되었는가를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해 살펴보는 데 있다.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밝혀가는 과정은 한국문학사에서 근대성이 구현되는 과정의 하나이다. 무서명 및 비실명에서, 실명과 필명으로 표기가 바뀌는 과정은 근대적 문학 제도 정착 과정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한국의 근대 신문과 잡지에 수록된 서사문학 작품의 필자 표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원작자가 있는 국내 고전문학 작품이나 유명 외국 저작물의 경우는 대부분 작가의 이름을 밝혔다. 그러나 민간에 떠돌던 전래 서사문학 작품이나 원작자의 지명도가 떨어지는 외국 작품들의 경우는 그 출전을 밝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창작물의 필자 표기는 신문의 경우와 잡지의 경우가 차이가 있다. 신문에서는 내부 필자의 작품에는 필자 표기를 하지 않다가 점차 비실명으로 필자 표기를 하게 되었다.
근대 신문에서 필명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은 1900년대 중반 이후이다. 1900년대 신문에서는 독자 투고물 등 비전문적 작가의 글은 실명으로, 전문적 작가의 작품은 필명으로 게재하는 관행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1900년대에 발행된 잡지들에서는 문학 작품의 필자 표기에 관한 공통 원칙이 존재하지 않았다. 잡지에 따라 무서명, 비실명, 실명, 필명 등 다양한 형태로 작품을 발표했던 것이다. 특히 이 시기 잡지에서는 실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1910년대로 가면서 잡지의 필자 표기도 신문과 동일한 방식으로 수렴이 된다. 비전문적 작가는 실명을 사용하고 전문적 작가는 필명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적 작가들의 작품은 신문 연재가 끝난 후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근대계몽기 단행본 소설의 작가 표기는 신문ㆍ잡지와는 달리 필명이 아니라 실명 위주였다. 이는 저작의 권리 행사와 관련된 측면이 컸던 때문으로 생각된다. 당시 저작권의 행사 및 양도 과정은 획일적이지 않았고 다양한 방식의 사례들이 존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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