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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 자료유형
- 학술저널
- 저자정보
- 발행연도
- 2009.11
- 수록면
- 83 - 112 (30page)
이용수
초록· 키워드
러일전쟁 이후 일본은 본격적인 ‘제국’의 팽창을 기대하며, 이상적인 신(新)영토 만주를 상품화한다. 여기에는 문학자들의 여행이 동원되기도 했는데, 그 첫 발을 내딛은 작가는 나쓰메 소세키였다. 이후 많은 문인들은 자유 승차권인 ‘만철패스’를 쥐고 만주 곳곳을 누비며 불모의 땅을 내지(內地)에 소개했다. 그들의 글에 의해 만주는 일본의 ‘제국’을 상징하는 ‘성지(聖地)’로 자리를 잡는다. 그로부터 30년 뒤 ‘제국’의 팽창이 한계에 이르고 만주로 향하는 발걸음이 뜸해진 시기에 또 한 사람의 문학자 기야마 쇼헤가 만주를 찾는다. 그에게 만주는 ‘나’를 찾는 여행이자 ‘제국’의 한계를 체험하는 장소였다.
본 논문은 만주 표상의 시작과 끝에 위치하는 상징적인 두 작가를 비교함으로, 만주라는 타자에 대한 일본인 인식의 실체는 무엇이며 성격이 서로 다른 두 여행기가 독자에게 무엇을 제시하는지 밝히고자 했다. 두 작가가 만주를 접하게 된 계기에서 시작해, 시선의 방향과 여행의 태도에서 드러나는 간격은, 하나의 ‘근대’라 할지라도 다른 질량을 가늠하게 한다. 또한 이들 대비를 통해, 일본 문학자의 의식과 태도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가 말해주는 일본 ‘근대’성의 추이를 읽어 나갈 수 있다. 양극에 놓인 두 작가를 동일선상에 놓음으로 밝혀지는 분열의 과정과 내용은, 곧 일본 ‘근대’의 실제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시각을 제시할 것이다.
소세키의 여행기가 러일전쟁이라는 승리한 ‘전후’의 산물이라면, 기야마의 여행기는 패전한 ‘전후’의 결과물이다. 양극을 이루는 하나의 ‘전후’와 또 하나의 ‘전후’를 잇는 선상에 만주는 상징적으로 위치한다. 그 상징적인 장소를 역시 양극의 시대에 여행한 소세키와 기야마의 대비는 ‘제국’의 시작과 끝을 의미하며, ‘국민작가’와 ‘무명작가’라는 일본문단의 양극에 위치하는 두 작가가 그린 ‘만주’에는 근대 일본의 공간적 의식과 더불어 구조와 사회상이 투영되어 있다.
‘국민’이 ‘제국’을 형성하는 메커니즘에 일조했다면, 그 ‘제국’을 무력화시키는 가능성은 ‘무명’으로부터 시작된다. 소세키와 같이 ‘제국’과 함께 만들어진 ‘국민작가’와 달리, 정치성에 함몰될 필요가 없는 ‘무명’의, 하지만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나오는 ‘여유’는 문학의 가능성과 더불어 ‘근대’의 가능성까지 오늘날의 독자에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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