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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초록· 키워드
이 논문은, 1897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연대기적 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토지』를 통해 식민지 근대의 대표적 담론의 하나인 ‘신여성’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신여성은 이 작품이 취하고 있는 연대기적 시간의 가장 큰 특성인 ‘식민지 근대’를 이해하는 하나의 키워드이다. 근대에 들어서 남성들과 동등하게 제도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여성들은 새롭게 습득한 지식과 서구의 신문물을 통해 식민지 조선에 새로운 여성상으로 등장한다. 근대는 여성들에게 제도적인 교육공간을 제공하였으나 그 교육 내용에서는 전통적 여성들이 가정에서 받은 교육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가치관에 의해 타자로 인식되던 여성들은 근대의 신여성으로서도 여전히 남성적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신여성을 적극적으로 담론화한 남성지식인들은 전통적 가치관에 반하는 신여성의 긍정적 가치보다는 성적으로 개방적이고 사치와 허영을 일삼는 신여성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토지』에 등장하는 신여성들의 모습은, 성적 대상으로 부각되는 기생의 이미지로서의 신여성, 남성적 시선에 의해 비판의 대상이 되는 문화현상의 희생자로서의 신여성, 혈통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전통적 가치관에 의해 ‘나쁜 피’의 계보를 잇는 신여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신여성들의 모습은 모두 이들을 대상화한 남성적 시선과 연관되어 있다. 식민지 근대의 남성적 시선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가치관의 영향이며, 이러한 가치관은 근대라는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여성을 전통적 가치관으로 상상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상상력의 방향성은 바슐라르의 용어로 ‘문화콤플렉스’라고 할 수 있다. 식민지 근대는 남성들의 문화콤플렉스를 ‘식민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더욱 가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토지』는 이와 같은 남성 지식인들의 문화콤플렉스를 신여성의 유형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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