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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추월색』의 신혼여행은 일종의 역사기행으로서 일본 제국의 인종주의적 슬로건을 반영한다. 그러나 조선인들에게 만주는 “동양 행복”뿐 아니라 식민지의 민족주의를 매개하는 장이기도 했다. 만주는 일본의 타자이자 조선의 타자였다. 이광수에게 만주는 민족사의 박물관인 동시에 원주민들 위에 군림하는 위계질서의 구성적 공간이었다. 만주는 제국과 식민지 민족에 이중 노출되었다. 이는 춘원의 시선에 관광 식민주의가 개입함을 알려준다. 이는 춘원의 민족주의와 모순되지 않는다. 즉 만주 관광은 “대동아공영권”을 ‘대동아관광권’으로 번역하고자 한 일본의 관광 전략을 대표하거니와, 이와 더불어 만주는 조선인들의 민족사를 상상하는 외국 관광지가 되었다. 이렇게 만주는 대중적으로 욕망되고 소비되는 관광 상품이 되었다. 예컨대 이효석에게 만주가 제공하는 꿈과 유혹은 투어리스트 뷰어에 지폐를 지불하며 계약될 수 있었다. 하얼빈은 서양과 동양 사이에 펼쳐졌던 시선의 정치학을 전도시켰다. 러시아 여성은 ‘외인 정복’의 대상으로서 욕망되고 소비되었다. 이는 이효석이 주장하는 “구라파주의”나 “쭉정이의 사상”과 모순되는 듯하다. 하지만 러시아 여인과 “쭉정이”로서 동일화되려는 그의 주관성은 그가 제국의 이등 국민이라는 불가피한 객관성을 장식하는 센티멘털리즘 이상의 것이 될 수는 없었다. 이는 일마가 복권과 경마에서 돈을 따는 일의 의미와도 관련된다. 즉 이효석은 식민지인의 복잡한 심상지리를 편답한 관광 소설로써 제국의 관광 산업과 “관광낙토”를 긍정했다. 일마는 관광객이 됨으로써 제국의 중심을 확인했다. 물론 그는 도쿄로도 서울로도 서양으로도 귀환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하얼빈 여행은 유럽 문명이 하나의 지방 문명이라는 것을 사실상 승인했다. 그런 의미에서 일마는 관광객도 망명객도 아니었다. 그는 방랑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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