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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자신이 자전(自傳)이라 부르기도 한 터라, 지금까지 「여인」의 내용은 사실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었다. 본고에서는 「여인」의 텍스트 가운데서 일본이 무대로 되어 있는 처음의 연재 3회분 ‘메리’, ‘나카지마 요시에’, ‘만조지 아키코’장을 가능한 한 실증적으로 고찰하고자 했다. 그 결과 ‘메리’장과 ‘나타시마 요시에’장의 경우, 적어도 지리적 서술은 사실에 입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만조지 아키코’장에 등장하는 F화백 후지시마 타케지(藤島武二)에 대해서 연보 및 제자들의 회상과 비교하여 검토해 본 결과, 김동인이 후지시마의 문하생이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음이 분명해졌다.
따라서 만조지 아키코라는 여성도 김동인이 만들어낸 인물이라는 얘기가 된다. 그러면 그녀는 김동인에게 무엇을 의미했던 것일까. 「여인」의 주인공을 매료시키는 동시에 혐오하게 만드는 아키코라는 여성은 자아의 벽에 틀어박혀 있던 김동인이 마음속에서 찾고 있던 ‘타자’이자, 영화나 박람회 등의 문화적 치장으로 식민지의 청년을 매혹시킨 대도시 ‘도쿄’ 이 두 가지를 의미하고 있으며, 「여인」의 주인공이 아키코에게 품는 양가적인 감정은 작자가 ‘타자’와 ‘도쿄’에 대해 품었던 양가 감정의 투영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추론이었다.
마지막으로 본고에서는 김동인이 자기를 후지시마의 제자로 내세운 이유를 고찰했다. 텍스트에 나오는 ‘단순미’, ‘구성미’라는 말을 단서로 하여 이 두 예술가의 창작론에 공통적인 ‘단순화’라는 말을 비교 검토하고, 김동인이 소설 창작에 불가결하다고 간주한 ‘단순화’는 후지시마가 창작할 때 화면 구성의 제일의(第一義)라고 역설한 ‘단순화’에서 채용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따라서 김동인이 후지시마에게 미학을 배웠다고 말한 것은, 직접적인 지도를 받은 것은 아니더라도 그의 회화론에서 간접적으로 배웠다는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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