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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날개」의 마지막 장면은 종종 미스코시 백화점 옥상에서 일어난 일로 오독되었다. 심지어 그것은 자살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옥상이 아니라 거리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오독은 화자가 직접 설계한 것이다. 그는 근대 건축물의 높이에 독자의 주의를 집중시킴으로써 독서의 맹목을 발생시켰다. 건물의 높이는 날기와 잘 어울린다. 자살로 읽는 것은 도시의 위험성과 그에 대한 공포를 함축한다. 따라서 그 오독은 지극히 역사적이다.한편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는 주체와 타자, 시각과 촉각을 종합하는 「날개」의 인식론이다. ‘박제’인 주인공은 보지 못한다. 그는 촉각의 존재다. 아달린 갑의 발견과 더불어 그의 시각은 회복되고 사회에 대한 통찰로 심화되지만, 이는 시각의 개별적 작용을 넘어선 투시적 종합이다. 투시는 대상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일종의 접촉 행위며, 근대 사회 속에 뒹구는 이 자기 기투(企投) 속에서 시각과 촉각의 대립은 지양된다.이는 조감도의 원리이기도 하다. 조감도는 시각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풍경은 종이에 접촉됨으로써 그림이 된다. 한편 카메라 렌즈가 셔터에 의해 열렸다 닫힐 때 풍경은 사진으로 고정된다. 눈을 깜빡이는 ‘조(鳥)’와 ‘오(烏)’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진은 탄생한다. 모든 조감도는 오감도로써(서) 완성된다.이는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의 의미와도 관련된다. 건축가로서 시선의 주체였던 주인공은 이제 시선의 대상인 룸펜이 되었다. 그는 천재와 박제 모두를 자기 자신으로써(서) 한꺼번에 어루만졌다. 날개는 ‘책임의사’와 ‘실험동물’을 매개하는 존재의 위치를 표상한다. 이렇게 그는 문사를 의사에 비유한 춘원의 조감도 안쪽에 결핵이나 매독에 감염(접촉)된 환자의 오감도를 선포한다.이는 독자들의 착각과 오해를 낳은 이유다. 독자들은 「날개」를 냉철히 바라볼 수만은 없었을 터이다. 작자가 계획한 대로, 아마도 독자들은 주인공을 만져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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