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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키워드
오늘날의 국어교육 연구는 과거의 국어국문학적 지식 중심 국어교육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목적의식이 지나쳐서 언어기능 교육이 국어교육의 본령인 것처럼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듣기·말하기·읽기·쓰기를 과연 가르칠 수는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질문은 근본적으로 제기된 일이 없다. 언어 활동을 따로 떼어내어 그런 활동이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언어에 대한 근대적 관점의 산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국어활동의 과정은 본질적 지식, 원리적 지식, 태도를 차례로 익히고 이를 조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아무리 단순한 언어활동이라 하더라도 명제적 지식·절차적 지식·태도는 실제 담화나 글의 생산·수용 과정에서 통합적으로 작용한다. 명제적 지식은 활동에서 실현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머릿속의 지침이 될 뿐이다. 본고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길버트 라일의 ‘예지(叡智, intelligence)’ 개념을 도입하였다. 예지는 행위와 자각이 융합된 개념으로, 단순히 사실에 대한 앎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융합하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현행 작문교육이 놓치고 있는 점을 몇 가지 지적하여 보았다. 이를 위해 본고는 『문심조룡』이라는 동아시아의 전통적 작문 지침서를 활용하였다. 『문심조룡』은 쓰기를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분리하여 고립적으로 다루고 그 속에서 작용하는 사고의 양상만을 탐구하는 인지주의를 배격하고, 쓰기를 인간의 전체적인 정신적 성장 국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본다. 이러한 『문심조룡』의 작문관은, 과업의 수행으로 분절된 현행 작문교육을 보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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