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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한양여자대학)
저널정보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한국문예비평연구 한국문예비평연구 제34호
발행연도
수록면
65 - 88 (24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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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기형도 시의 시적 주체를 살펴봄으로써 기형도의 시를 읽는 새로운 독법을 제안하고자 했다. 그동안의 기형도론은 공통적으로 그의 시가 ‘죽음’의 의미에 천착함으로써 염세적이고 비극적인 세계관을 내보였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은 그동안의 화자 연구의 전제(시의 발언은 화자라는 가면을 경유한 시인 자신의 발언으로 간주될 수 있다) 때문인데, 이를 주체 연구(시의 발언은 시적 상황이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목소리를 중심으로 유별되어야 한다)로 변환하면 기형도 시의 새로운 측면이 모습을 드러낸다. 기형도의 시집에서, 1부의 주체와 2∼3부의 주체는 상이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1부의 시들이 사회적, 역사적 대상을 겨누고 있다면 2~3부의 시들은 유년과 사랑 체험과 연관된 가족적, 개인적 대상을 품고 있다. 1부에서 비판적이거나 탄식하는 주체가 보인다면, 2~3부에서는 회상하거나 연민에 사로잡힌 주체가 등장한다. 전자가 산문적인 기사체로 시종했다면 후자에서는 번역체 운문이 시도되었으며, 전자가 알레고리를 위주로 하고 있다면 후자는 체험적이고 고백적이다. 1980년대에 시를 쓰기 시작한 많은 시인들은 ‘광주’로 표상되는 당대의 사회역사적 상처를 회피하지 않았다. 기형도 역시 자신에게 부여된 시대적 과제에 알레고리적 방법으로 대응했으며(1부에서), 유년과 사랑체험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바 원체험으로서의 유토피아적 시공간을 1부의 세계와 맞세워두었다.(2~3부에서) 후자는 전자에 맞서 살만한 세상에 대한 꿈을 보존해야 할 이유가 되었으며, 전자는 후자와 대조하여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비극적인 소묘를 가능하게 했다. 이 두 가지 차원을 공히 염두에 둘 때, 기형도의 시가 펼쳐놓은 세계에 대한 올바른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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