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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30만 그루에 달하는 서울의 가로수는 공기 정화와 탄소 흡수, 열섬 효과 감소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녹색 인프라스트럭처다. 그러나 살아 있는 자연물이라는 나무의 특성은 가로수가 단순한 인프라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서울환경연합의 가로수 모니터링 캠페인 ‘시티트리클럽’ 사례를 통해, 도심 속 인간과 가로수의 신체적·정동적 만남이 가로수를 어떻게 재구성하며, 이 같은 존재론적 전환이 도시 생태 정치에 갖는 의미를 탐색한다. 이를 위해 최근의 다종적·정동적 인프라 및 ‘인프라 반전’ 논의를 활용한다. 먼저, 시티트리클럽 활동은 가로수와의 긴밀한 신체적 조우를 통해 기쁨, 위안,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촉발하고, 이는 참여자가 특정 가로수를 ‘내 나무’로 의미화하고 나무와의 ‘우정’의 정동을 생산하게 한다.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가로수를 도시의 무심한 ‘배경’에서 고유하고 개별화된 의미를 지니는 ‘생명’으로 새롭게 규정한다. 가로수에 대한 이같은 재규정은 도시 환경 관리 효과 극대화에 주력해 온 기존의 기능주의적 가로수 관리 방식에 균열을 내며, 대안적 나무 보호 활동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개인적 정동이 즉각적인 제도 변화로 이어지기에는 현실적 간극 또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연구는 최근의 인프라 연구와 도시 자연 연구를 접목함으로써, 자연 인프라가 배경에서 생명으로 ‘반전’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 같은 인프라 반전이 자연 인프라를 단순한 관리 대상이 아닌 윤리적 관계의 대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문·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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