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은 교육이나 교육행정 수행의 필수불가결한 경제적 기반으로 교육의 양적 수준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일차적 관건이다. 교육재정의 공평성 논의는 교육의 기회뿐만 아니라 교육의 결과로서 나타날 삶의 질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연구 주제의 하나이며 상당한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들이 대상이나 시기 및 분석방법에 있어서 매우 한정적이어서 교육수요자인 학생 중심의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지 못하였다. 공평성의 정도뿐만 아니라 공평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영향력의 크기를 조망해 보고, 교육성과에 차이를 가져오는 또 다른 요인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과 필요성에 따라 본 연구는 수년간에 걸친 단위학교의 교육재정에 기초한 학생당교육비의 공평성을 그 개념적 체계와 분석방법에 따라 분석하여 그 공평성의 정도 및 요인과 영향력의 크기를 알아보았다. 또한 분석결과에 나타난 소규모 표본의 사례분석을 통해 공평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을 탐색하여 연구결과의 전반적인 신뢰수준을 높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통적인 공평성 논의의 개념체계인 수평적 공평성, 수직적 공평성 및 재정적 중립성을 살펴보고, 2001년부터 시행된 학교회계제도 하의 2011년에서 2015년에 이르는 5년간의 서울특별시 소재 공?사립 초?중?고등학교의 세입과 세출의 결산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공평성은 편차계수, 지니계수, 역맥룬지수, 상관계수 및 탄력성지수를 통한 지수분석과 그 결정요인은 패널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소규모 표본의 사례분석을 위해서는 학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중학교 교육비의 수평적 공평성은 세입과 세출, 교육청과 자치구 및 공립과 사립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일부 교육청과 일부 자치구를 제외하고는 지니계수 0.2 이하의 매우 공평한 수준이었다. 공평성의 영향요인이나 크기를 알아보기 위한 패널분석 결과 공립과 사립이 세입면이나 세출면에서 그 요인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교육청이나 자치구 분석단위에서도 요인의 크기가 다소 상이하게 나타났다.
둘째, 고등학교 교육비의 수평적 공평성은 세입과 세출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경우 다소 공평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계열별로는 모두 공평성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특수학교 교육비의 수평적 공평성은 세입과 세출면에서 공립은 매우 높은 수준의 공평성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사립은 공립에 비해 공평성이 떨어져 중간정도의 공평성을 보이고 있다. 공평성의 영향요인은 계열별 공립과 사립이 세입면이나 세출면에서 차이가 나타났으며, 그 요인의 크기도 상이하게 나타났다.
셋째, 초?중?고등학교별 수직적 공평성은 가중학생수를 적용하여 공평성 수준을 비교하였다. 가중치 적용 후에 공평성 지수값이 상승하여 수평적 공평성이 감소하였다. 이는 학생당 교육비가 가중 적용 정도의 수직적 차이를 갖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직적 공평성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넷째, 재정적 중립성과 관련한 자치구전입금이나 학교발전기금의 상관계수와 탄력성 지수를 교육청이나 자치구롤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상관관계는 기준을 만족하고 있으나 탄력성은 기준을 벗어나고 있어 재정적 중립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
다섯째, 소규모 표본에 대한 사례분석 결과 세입항목 학생당교육비는 학생수에 반비례하거나 규모의 교육활동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공교육비 부분에서 학생들은 큰 차이를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사교육비 및 개인별 차이에 의해 교육성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특별시 소재 공?사립 초?중?고등학교의 공평성에 문제가 되는 것은 수직적 공평성과 재정적 중립성이다. 반면에 교육청별이나 자치구별 초?중학교의 수평적 공평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직적 공평성의 문제는 학교급별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재정의 배분이나 학부모부담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중립성의 문제는 자치구의 교육경비보조금이나 학교발전기금이 학생들의 교육비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 수평적 공평성의 영향요인 분석 결과 이월금의 영향이 지나치게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월금의 영향이 크다는 것은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을 위배할 뿐 아니라 학년 간의 공평성을 훼손하기 때문에 이월금 과다에 대한 대책이 고려되어야 한다.
셋째, 세출예산과 관련한 공평성 분석 결과 학생들의 기본적 교육활동사업비나 선택적 교육활동사업비의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학생들의 실질적 발달을 돕는 학교예산 배분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넷째, 중립성의 분석과 관련하여 학교발전기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재정 지원의 한계를 넘어 학교현장의 교육서비스를 높이고자 도입되었으나 지나친 규제와 소극적 운용으로 현저히 적은 규모에 그치고 있다. 교육자치의 실현을 위해서 제도와 운용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학교재정의 다원화와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공평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다섯째, 소규모 표본의 사례연구를 통해서는 세입항목의 배분기준이 학생수와 큰 관계없이 배분되기 때문에 공평성이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학교교육활동과 관련한 예산배분은 학생수를 반드시 반영하여야 하며, 적정한 학생수를 유지하여 교육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공교육비의 공평성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이나 사교육비 등 교육결과의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보상적 평등정책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교육재정의 공평성은 전통적으로 수평적 공평성, 수직적 공평성, 재정적 중립성을 논의하면서 교육비의 상대적 차이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교육적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비의 절대적 수준과 집행된 교육비의 효과성에 대한 논의를 거쳐 이를 정책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향후 적절성과 효과성에 대한 보다 이론적이고 정책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