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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저자정보

(서울시립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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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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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본 연구는 1920~30년대를 중심으로 성욕과 그 관리의 담론이 우리 사회의 상식으로 정착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성욕(性欲, sexual desire)을 사회과학의 영역에서 다룬 연구는 많지 않다. 성(sexuality) 혹은 젠더를 사회적 구성물로 다루는 것과 달리 성욕은 인류 보편의 본능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 근대기 성에 대한 연구에서도 성욕은 결혼·가족 제도나 제국의 통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보조적 변수로 다루어져 왔다. 그런데 ‘성’과 ‘성욕’이라는 용어는 19세기 말 일본의 지식인들이 영어의 ‘sex’와 ‘sexual desire’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근대적 개념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성욕이 사회적 발명품이자 특정한 지식이 만들어낸 담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1900년을 전후로 일본은 서구 성과학(sexology)을 수용하면서 성욕을 과학과 의학의 관점에서 다루기 시작했다. 이후 ‘성욕학(性慾學)’이라는 자생적 지식이 등장했다. 성욕학은 생식기와 위생, 결혼과 출산에 관한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쓴 성의 교과서를 표방했다. 하부토 에이지(羽太?治)와 사와다 준지로(澤田順次?)와 같은 성욕학자들은 수십여 권의 저서를 발표하면서 성욕 담론을 이끌었다. 이들은 특히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성욕의 자기 “절제(節制)”를 권고했다. 성욕의 자기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 온 성욕학은 점차 사회적 논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성(욕)교육, 성(욕)범죄, 산아조절(제한)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현안에 참여하면서 더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한 가운데 1927년 일본 정부의 검열이 강화되면서 성욕학은 점차 자리를 잃게 되었다.
    일본 성욕학은 국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1920년대부터 성욕학의 논의가 국내 대중 매체에도 등장했다. 하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개념과 지식이 당대인들의 의식을 일순간에 뒤바꾼 것은 아니었다. 성욕의 담론은 사적인 문제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현안을 끌어안으면서 점차 사회적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성욕 문제를 거론한 신문 및 잡지의 기사·논설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성욕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의 성욕을 올바르게 관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일본 성욕학과 마찬가지로 성욕의 관리와 통제를 권장했다. 인간은 성욕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성욕이 변질하거나 폭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식을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하고자 했다. 한편 성욕의 담론들은 우리 사회의 논의에 발맞추어가며 논의의 경계를 넓혀갔다. 타인의 성욕을 자극하거나 반대로 타인으로부터 자극을 받는 문제, 그리고 성욕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각종 사회 문제들이 새로운 성욕 담론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공창, 산아조절을 비롯해 절도나 방화, 살인 등의 범죄에 관한 논의에 이르기까지 성욕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대상으로 여겨졌다. 성욕의 담론은 공공장소에서 불거지는 성욕 문제 또한 비중 있게 다루었다. 불특정 남녀가 교차하는 열차나 극장을 비롯해 신체 일부가 드러나는 화장실, 수영장, 목욕탕 등이 새로운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불온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이처럼 성욕의 담론들은 대중이 일상생활 언제 어디에서나 성욕의 문제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더불어 해소되지 않은 성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물으며 개개인의 성욕을 사회적 차원의 문제로 끌어올렸다. 이제 성욕은 개별 주체들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절제해야 하는 것이자,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감시해야 하는 대상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한편 1927년을 전후로 일본에서 성욕학 서적이 금지되자 국내에서도 관련 서적을 접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국내 대중매체에서는 여전히 성욕의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1930년대 초, 결혼율의 급격한 하락 속에서 미혼 남녀의 성욕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현안으로 다루어졌다. 성욕을 해소하지 못하는 남성과 오랜 금욕주의로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젊은 여성에 대한 우려는 ‘결혼적령기’라는 신조어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이후 193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성욕의 담론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다. 국내 인구를 해외로 이주시켜 영토 확장에 힘쓰고자 한 당국은 더 많은 인구 생산을 위해 결혼과 출산, 피임과 성욕에 대한 지식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제 결혼의 논의에서 성욕은 출산율 증대와 인구증식이라는 시대적 과업에 점차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성욕은 인간의 본능이며 올바르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식은 현대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상식이 특정한 지식의 경계 안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담론이라는 점을 시사하고자 하였다. 성욕을 올바르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식의 근간을 살펴보고자 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를 찾고자 한다.

    목차

    1. 제1장 서론 1
      제1절 문제제기 1
      제2절 선행연구 검토 6
      1. 성을 한국적 전통으로 설명하는 관점 6
      2. 한국 근대기 성의 논의 10
      3. 역사의 연속성과 단절에 대한 논의 15
      제3절 연구의 대상 20
      제2장 욕망의 지식 25
      제1절 정욕의 지식 25
      제2절 성욕의 지식 29
      1. 성욕의 개념 29
      2. 서구 섹솔로지(sexology)의 유입 33
      3. 일본 성욕학의 등장 38
      1) 성욕의 절제: 사와다 준지로 40
      2) 성욕과 사회: 하부토 에이지 45
      3) 성욕의 자기결정권: 야마모토 센지 49
      4. 한국적 수용의 문제 51
      제3절 소결 52
      제3장 성욕과 함께하는 삶: 자기의 관리 54
      제1절 성욕과 개인위생 55
      제2절 성욕과 생애주기 62
      1. 성욕과 인생: Vita Sexualis(1909) 62
      2. 아동기와 발정기: 성욕의 여부 64
      3. 처녀와 부인: 성교의 여부 69
      제3절 성욕과 환경 75
      제4절 정상과 비정상성: 상태(常態)와 변태(變態) 81
      제5절 소결 85
      제4장 사회 안전을 위한 성욕 관리의 담론 87
      제1절 자기와 타자 87
      제2절 성욕과 범죄 90
      제3절 성욕의 사회적 책임과 공창 문제 101
      제4절 성욕과 일상 공간 109
      1. 춘기발동기의 공간: 통학열차 111
      2. 어두운 공간: 극장과 화장실 115
      3. 반라의 공간: 수영장의 규칙 124
      4. 전라의 공간: 목욕탕의 규칙 128
      제4절 소결 137
      제5장 성욕과 인구관리의 담론 139
      제1절 검열의 강화와 지식의 통제 139
      제2절 인구 담론의 변화: 산아조절과 피임의 지식 150
      제3절 인구증가의 전제조건: 결혼 담론의 변화 158
      제4절 소결 173
      제6장 결론 175
      참고문헌 179
      부록 191
      Abstract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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