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K-pop)과 케이컬쳐(K-culture)의 한류 열풍은 디지털 혁명을 바탕으로 한국의 대중가요, 드라마, 영화, 연예 콘텐츠 등을 포함하는 한국의 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도를 증가시켰다. 1990년대 말부터 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발생한 한류의 영향력은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혁명을 바탕으로 전통예술, 문화예술, 문화콘텐츠 시장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패션에서도 한국의 젊은 여성들 특유의 스타일을 칭하는 케이패션(K-fashion)이라는 용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한류 열풍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도와 비교하면 한국의 패션 상품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에 전통문화를 활용하여 가변적 패션디자인을 개발하려 함은 한류로 인해 한국 전통문화에 커지는 세계적인 관심을 패션디자인에 적용하여 현대 패션 산업에서 요구되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needs)를 충족하려는 시도이다.
현대 사회의 디지털 혁명을 바탕으로 한 정보의 연결은 전통적인 패션 산업에서 수동적인 역할을 하던 소비자들의 활동 범위를 넓히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하게 하고 있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 SNS, 디지털 플랫폼, 모바일 네트워크 플랫폼 등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정보 제공의 차원에서 멈추지 않고 소비자가 자발적, 능동적으로 변화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학자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의 마켓 4.0에 언급되는 개념인 4C 개념에서는 기업 중심이 되어 가치를 제안하던 방식이 오늘날의 연결성이 중요시되는 세상에서 소비자 참여로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가변적 패션디자인은 다각적 상황과 욕구에 따라 형태와 의미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소비자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자는 전통문화를 활용한 패션디자인 개발에 있어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능동적 소비자에게 가변적 패션디자인을 제안하고자 한다. 한국의 전통문화 중에서도 민화와 보자기는 근현대 시기까지 서민들에게 실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형태와 용도가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 21세기 현대 패션 산업에서 능동적 소비자에게 경쟁력을 갖춘 패션 상품의 개발을 위해 해외에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재조명하여 패션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한국 전통문화를 재조명하여 현대 패션에 접목하려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민화와 보자기를 활용한 가변적 패션디자인을 의상과 가방의 토털패션(total fashion)으로 개발하고 제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논문은 전통문화인 민화와 보자기의 표현경향을 고찰하여 가변적 표현 특성을 도출하고 도출된 자료를 통해 가변적 패션디자인으로 개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전통문화인 민화와 보자기의 표현 특성을 활용하여 가변적 패션디자인을 실물 제작하여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나아가 과거 한국을 풍미했던 전통문화의 요소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개발하고 실제로 사용 가능한 패션 가방과 의상으로 제작하여 능동적 소비자에게 참여가 가능한 민화와 보자기를 활용한 가변적 패션디자인 제품을 제안하는 데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방법으로 먼저 이론적 고찰을 통한 문헌 연구를 진행하였다. 민화와 보자기의 표현경향을 사용 용도와 내적, 외적인 표현 경향으로 나누어 실용적, 상징적, 민예적 특징으로 고찰하고 특성을 도출하였다. 이에 실용적 특징에서는 가변성, 상징적 특징에서 상징성, 민예적 특징에서 자연성을 도출하였으며, 가변성을 중심으로 디자인 콘셉트를 설정하였다. 이를 통해 민화와 보자기를 활용한 가변적 패션디자인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실증적 실물제작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다.
본 연구를 통한 민화와 보자기를 활용한 가변적 패션디자인 개발 연구의 전개 과정을 통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자기의 네모꼴과 사다리꼴, 민화의 구름 도상의 평면적 형태의 원형은 크기의 변화와 함께 현대 패션의 원형과 결합하여 다양한 형태의 가변적 패션디자인으로 활용된다.
둘째, 민화에 내포된 상징적인 도상들과 보자기에 내포된 기복적 성격은 현대 패션디자인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 영감을 주는 소재로서 차용된다.
셋째, 의상과 가방의 결합과 분해, 의상에서 가방으로 가방에서 의상으로의 변화 가능한 패션디자인은 멀티라이프를 가능하게 하는 가변적 패션디자인의 사례이다.
넷째, 민화와 보자기의 표현 특성과 같은 다채로운 한국의 미는 현대 패션디자인에서 계승할 수 있는 지속성이 있으며 현대의 능동적 소비자에게 제안할 수 있는 가변적 패션디자인으로 적용 가능하다.
본 연구를 토대로 민화와 보자기룰 활용한 다양한 패션디자인 제품들이 지속해서 연구 제작되어 전통문화를 계승한 한국 패션이 현대 패션의 다양성과 능동적 참여를 원하는 세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