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대학교육의 핵심적 가치이다. 더불어 대학에서의 공동체 경험은 학생이 미래에 직면하게 될 성인사회에 대한 간접 체험이기 때문에 대학이 필수적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학습의 내용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는 경험은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학생활에 깊게 몰입하면서 이루어진다. 즉, 대학생활에 몰입하는 경험을 통해서 학생은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본 연구는 학생들이 대학에 몰입하는 경험을 갖기 위한 대학 환경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에게 가장 친밀한 조직환경인 학과에 주목하였다. 학과는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그들의 일일 생활권이며, 대학생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환경이다. 학과는 대학을 구성하고 있는 하위조직으로 교육목표, 교육과정, 진로취업 분야 등의 교육편제가 일치한 조직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학과의 개념을 넘어서 학생 행동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지적 심리범위 또는 한계라고 바라보았다. 학과는 대학생활에서 개인에게 가장 근접한 환경으로 학생들의 의미 있는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장(field)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있어 학과는 어떠한 의미인지, 그리고 대학몰입에 영향을 주는 학과 환경 요인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질적 연구방법 중 사례연구를 채택하였다. 연구대상은 서울소재 ‘S대학’의 대학몰입을 경험한 학생 4명이다. 연구 참여자 표집을 위하여 ‘S대학’의 ‘A학과’와 높은 ‘B학과’를 선정하였다. 각 학과의 학과장 추천으로 총 3명의 학생들을 추천받았고 이들 중 면담을 통해 각 학과 2명, 최종 4명의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이들은 각 3회기 씩, 3일에서 7일간의 간격을 두고 한 회기 마다 약 1시간 30분의 심층 면담을 수행했다. 연구 참여자의 면담내용은 녹음하고 전사하여 Yin(1994)의 주제 분석 및 통합 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본 연구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은 학과를 ‘미래준비 터전’, ‘마음을 붙일 수 있는 곳’, ‘대학몰입의 원동력’으로 느끼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대부분의 대학생활이 학과생활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학과생활을 잘해야 대학생활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즉, 학과생활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이 선행되어야 대학몰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대학몰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환경은 인간환경이며, 학과 구성원 중 교수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대학생활을 위해서는 공간에서 얻는 만족감 또한 대학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대학의 시설 중 휴게공간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이 가운데 과방과 카페를 주로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개방적이고 공식적인 방법으로 학과를 운영하는 것에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학과운영 방식이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개방적 운영체제와 인간 친화적 조직운영을 보일 때, 신뢰감을 느껴 대학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학과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나 가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학과 문화는 학과 구성원들을 단결시키고 성장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대학몰입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결과는 대학생활에 있어 학생 근접환경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대학몰입에 영향을 주는 학과환경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대학몰입의 통합적 이해를 고찰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또한 학과환경의 구성여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학생들의 대학경험을 살펴봤으며, 이를 통해 대학환경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학과는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의미 있는 환경이며, 학과환경 여건은 학생들의 학습참여와 안정적인 대학생활을 영위하는데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학과의 기능과 역할 변화,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학생들이 대학몰입을 위한 환경적 여건 구성을 위한 대학 차원의 노력에 대해 제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