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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저자정보

(성균관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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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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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이 논문은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전환을 맥락으로 삼은 노동문학에서의 ‘노동’ 재현의 구체적 양상과 재현 체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동시대 노동자의 삶과 노동, 정체성,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에 관한 서사적 재현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오늘날 노동자가 처한 현실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에 대한 재현의 체계가 함께 달라져야 하며, 여기에 문학의 중요한 역할이 있음을 주장했다.
    척박한 노동 현실과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 속에서, 그동안 1990년대 이후 노동문학은 쇠퇴한 것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이 논문은 1990년대 이후에도 지속된 노동 탄압의 현실과 노동유연성의 증대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정 노동, 대량 해고, 실업, 비정규직, 여성 노동의 문제 등이 오히려 새로운 노동문학을 추동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을 견지한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이 논문은 1997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출간된 수기, 르포, 구술, 소설 등 논픽션과 픽션을 아우르는 노동문학, 그중에서도 2000년대 후반부터 창작된 텍스트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2장에서는 ‘구조조정’과 ‘노동운동’을 키워드로 삼아 르포, 소설, 노동열사 평전에 나타나는 투쟁의 서사를 살펴보았다. 오늘날 남성 정규직/생산직 노동자 중심의 노동운동은 ‘귀족노조’와 ‘기득권 싸움’이라는 악의적 폄하와 왜곡에 둘러싸여 있으며, 동시에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가압류라는 국가와 자본의 새로운 탄압의 수단으로 인해 수세에 몰려 있다. 2장에서는 이러한 이중의 난관 속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서사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들의 투쟁의 정당성과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있는지, 또 그와 반대로 텍스트의 서사 전략이 어떤 지점에서 지배적 담론과 교착하는 한계를 갖는지를 밝혔다.
    3장에서는 여성 노동자의 노동문제와 투쟁을 다룬 르포‧투쟁기와 소설을 분석했다. 2000년대 이후 비정규직 투쟁의 중심에 선 중년 서비스직 여성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가정과 일터 양쪽의 억압을 극복하고, ‘아줌마’라는 호명에서 벗어나 ‘노동자’이자 ‘나 자신’으로서의 삶/노동의 의미를 찾고자 분투한다. 여성 노동자 구술은 그동안 노동자 재현의 장에서 부차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여성 노동자의 저항적 행위가 갖는 힘과 주체화의 의미를 스스로의 목소리를 통해 증언‧기록한다. 한편 3장에서는 2010년대 중후반 ‘페미니즘 리부트’와 ‘미투운동’이라는 페미니즘 운동의 새로운 흐름 속에서 20~30대 젊은 여성 노동자가 겪는 ‘직장 내 성폭력’에 관한 소설이 활발하게 창작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오늘날 직장 내 성폭력 문제는 정규직/비정규직, 사무직/생산직/서비스직, 세대를 막론하고 여성 노동자 전체의 노동권과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으로 여겨지고 있다. 3장에서 다룬 소설들은 여성이 성적 대상으로 여겨질 뿐 동료 노동자로 상상될 수 없는 현실을 폭로하면서, 성폭력이 노동의 문제로서 진지하게 사유, 재현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3장에서는 여성 노동자 구술과 소설에서 공통으로 노동운동의 가부장적 질서를 고발하는 장면을 포착함으로써, 남성중심적 노동운동의 구조의 전면적 변화 없이 노동문제의 해결이란 불가능함을 논했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콜센터 노동자 에세이와 소설, 플랫폼 노동 소설, ‘탈노동’ 소설을 통해 새로운 노동 형태와 그에 따른 노동문제의 재현 양상에 주목했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활발하게 창작되기 시작한 4장의 텍스트들은 모두 감정노동의 고통이나 플랫폼 노동의 착취구조를 문제화하면서도, 이 일자리들이 새로운 삶과 노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노동의 양면적 속성을 서사화한다. 또한 이러한 ‘노동의 미래’에 관한 서사는 궁극적으로는 노동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이야기에 이르게 된다. 금융 자본주의 시대, 노동자이자 투자자인 이들은 ‘노동 없는’ 부에 대한 욕망을 갖고 암울한 노동의 세계에서의 극적인 탈출 수단으로서 불확실한 코인 투자/투기의 세계로 뛰어든다.
    이렇게 이 논문은 ‘노동’에 가치를 둔 이야기가 성립할 수 없는 정치사회적 상황, 노동계급이 추구해 왔던 민주주의와 평등주의, 연대의식의 파괴, 평등의식이 대결하고자 했던 경제주의적 시각의 전면화, 노동자 개개인의 인간성과 영혼이 파편화된 조건 속에서, 노동계급을 사회적‧정치적 변혁의 주체로서 서사의 중심에 놓고 노동자의 삶과 노동을 긍정하는 서사적 상상력은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을 찾고자 했다.
    이 연구는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문학의 구체적 양상을 살펴보고 그 재현 체계가 함의하는 바를 분석함으로써, 노동문학 연구의 지평을 확장했다는 의의가 있다. ‘노동자’라는 말이 기피되고 노동조합 운동을 경멸하고 조롱하는 수사만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노동의 고통과 비참을 묘사하는 데에서 나아가 다시 ‘노동자’를 자긍심의 서사로 불러들이는 문학적 실천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과거 노동문학의 유산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더불어, 현재와 미래의 ‘노동’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결합할 때 가능해질 것이다.

    목차

    1. 제1장 서론 1
      1. 문제 제기 및 연구사 검토 1
      (1) 문제 제기 1
      (2) 연구사 검토 7
      2. 연구의 시각 15
      3. 논문의 구성과 연구 대상 20
      제2장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노동운동의 서사 28
      1. 정리해고 반대 투쟁과 노동르포 29
      (1) ''귀족노조'' 담론과 저항적 서사의 교착 30
      (2) ''듣기''의 자세를 통한 재현 : ''폭도''에서 ''인간''으로 39
      2. 노동자노동조합의 저항고립의 서사 45
      (1) 계급 분할의 현실과 파업 서사의 변화 45
      (2) 투쟁 없는 노동소설 57
      3. 해고와 탄압의 ''경제화'' : 노동자의 ''저항적 자살''과 열사 서사 67
      (1) 노동자대투쟁의 시간에서 민영화구조조정의 시간으로 67
      (2) ''열사의 문법''의 변화 : 죽음과 이야기의 현재성 84
      제3장 성차별적 노동 현실과 저항적 노동 주체로서의 여성 노동자 92
      1.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투쟁기 93
      (1) ''아줌마'' 호명의 노동정치 94
      (2) 파업의 정동 : 자부심과 우울 105
      2.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직장인 여성의 노동 세계 113
      (1) ''성폭력''을 ''노동''의 문제로 읽기 113
      (2) ''여성서사''에 나타나는 노동운동에 대한 불신 130
      제4장 새로운 노동 형태의 부상과 ''탈노동''의 상상력 139
      1. 콜센터 노동자의 감정노동 : ''웃음''의 판매와 ''진심'' 지키기 141
      2. 플랫폼이 중개하는 착취와 가능성 : ''플랫폼 노동자 가족'' 생존기 152
      3. 투자/투기를 통한 ''노동 탈출''의 서사 161
      (1) ''금융적 상상''이 지배하는 서사와 ''투기 주체''로서의 여성청년 162
      (2) 자기계발의 시간을 넘어 투기의 시간으로 170
      제5장 결론 177
      참고문헌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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