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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 논문은 냉전이 절정에 달했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시기(1964-1982)를 중심으로 소련의 대한반도 지정학적 가치평가와 남·북한에 대한 안보정책 및 군사전략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소련의 대미 글로벌 전략과 대중 지역 전략을 상위 틀로 설정하고, 1969년 소중 국경분쟁과 1978년 동아시아 국제질서 재편을 기준으로 세 시기로 구분하여 전략의 변화를 추적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련은 한반도를 두 축 위에서 평가하였다. 대미 전략 차원에서는 미소 간 전쟁을 회피하기 위한 완충지대로, 대중 전략 차원에서는 소련 극동의 남쪽 측면을 보호하고 유사시 만주 진공 작전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충지로 보았다. 소련에게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들어설 정권의 이념적 성격보다, 그 정권이 주변 강대국과 동맹을 맺지 않는 비무장·탈군사화된 국가인지 여부였다. 그러나 그러한 통일 국가의 출현은 예측하기 어려웠으므로, 소련은 통일보다 분단의 현상유지를 선호하였다. 둘째, 소련은 북한에 대해 이중 관리 전략을 추진하였다. 북한을 영향권에 묶어두기 위해 지원하면서도, 최신 무기 제공을 거부하고 북한발 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북한의 모험주의를 억제하였다. 남한에 대해서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비공식 접촉을 확대하며 관계를 관리하였다. 셋째, 소련의 대한반도 전략의 준거는 관계 복원과 데탕트 모색(제1기)에서 대중 견제와 데탕트 병행(제2기)으로, 다시 동아시아 지역 균형(제3기)으로 이동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신냉전기 한반도 전략에 시사점을 준다. 브레즈네프 시기의 ‘소중 대립 속의 소련-북한 관계’는 오늘날 ‘러중 연대 속의 러시아-북한 밀착’으로 역전되었다. 그럼에도 강대국이 한반도를 글로벌 전략의 하위 단위로 평가하는 위계적 구조는 지속되고 있다. 완충지대이자 극동의 남쪽 측면으로서 한반도 북부가 갖는 가치도 마찬가지로 지속되고 있다. 반면 러시아가 전쟁 수행을 위해 북한에 의존하게 되면서, 과거 소련이 행사했던 대북 억제의 지렛대는 크게 약화되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구조적 지속과 변화를 바탕으로, 대륙세력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 준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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