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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1 테러 이후의 미국의 외교노선의 변화된 성격을 둘러싸고 학계에서는 지금까지 많은 논의가 백가쟁명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이 많은 논의는 기본적으로 9. 11 테러를 역사의 분수령으로 보는가 아니면 과거 노선의 연장선상으로 보는가의 관점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진영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존 개디스(John Lewis Gaddis)등은 9. 11 테러 이후의 변화를 과거 수십년간의 봉쇄노선을 대체하는 총체적인 변화로 규정하는 반면에 연속성을 강조하는 엠마뉴엘 토드(Emmanuel Todd)등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제국주의노선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이 글은 지금까지의 이러한 논쟁이 미국 외교노선의 연속성과 단절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이분법적 관점이라는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부시의 선제공격독트린(assertive new military doctrine)의 예방 개념에 나타난 연속성과 단절성에 주목한다. 부시의 선제공격독트린은 냉전시기의 봉쇄정책 틀에서 벗어나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공세적으로 개입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이 독트린에 담긴 예방의 문제의식은 이미 클린튼 정권 기간 및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후보의 '전진적 개입'(forward engagement) 노선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내용에서는 큰 차별성을 보이지만 기본 문제의식에서 유사성을 보이는 이러한 예방의 관점은 클린튼과 부시 행정부 모두 21세기 지구화된 사회예서의 새로운 위협과 이에 대처하는 세계경찰로서의 미국에 대한 자각에 기초하기 때문에 비롯된다. 따라서 이 글은 현재의 논쟁처럼 단지 연속성과 단절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는 이러한 두 가지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의 추적으로 통해 역사적 맥락과 외교안보노선 담당자들의 고민에 대한 보다 풍부하고 심화된 이해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 대한 심화된 논의는 또한 현재 수렁에 빠진 이라크 전쟁으로 노선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부시의 향후 노선에 대한 전망 및 더 나아가 내년 선거에서 집권할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민주당의 노선에 대해서도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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