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초정 김상옥 시인의 시조를 대상으로 작품 속에 내재된 전통성과 초기, 중기, 후기를 거치면서 그의 시조가 보여주었던 시대정신을 규명(糾明)하는데 목적을 두고자 한다. 그는 우리의 민족시(民族詩)인 시조 속에 끊임없이 민족적 전통성을 불어넣었고 시대상황을 반영한 실험을 거듭하면서 그 형태와 내용을 변모시켰다. 그러한 과정을 밝히는 것은 국제화,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 한국시(韓國詩)가 세계무대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세와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는 단초(端初)가 된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지닌다. 초정 김상옥 시인은 일제강점기와 민족의 비극인 6ㆍ25 사변을 거쳐 경제 부흥기,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격동기를 살아오면서 전통적 소재인 한국의 자연물, 한국의 유적ㆍ유물 등을 향토어와 시조의 전통적 율격으로 잘 조탁하여 전통적 서정성과 더불어 선비정신을 불어넣음으로써 우리 민족의 얼인 전통성을 그의 작품 속에서 되살려 내어 민족성을 고양(高揚)시켰다. 초정 김상옥이 일본의 감시 속에서 주로 소재로 선택한 것은 한국의 자연물과 민족의 얼이 담긴 유적과 유물이었는데 특히 애정을 가졌던 것은 자기(磁器)였으며 그 자기(磁器)의 당당함에는 선비정신이 담겨 있다. 초기, 중기, 후기에 걸쳐 전통적 소재와 일체가 되거나 객관적 입장에서 시적 자아의 정서를 표출하는 전통적 서정성을 작품에 담았으며 향토어, 조어(造語)를 사용하여 전통적 서정성을 고조(高調)시켰다. 마지막으로 형식면에서 그는 초기, 중기, 후기에 걸쳐 시조의 형식적 실험을 거듭 했지만 그 구심점은 언제나 전통적 율격에 두었다. 전통성을 고수하면서 열린 시 형식으로 시대정신을 담으면서 변모를 추구했는데 초기 시조집 초적에서 초정 김상옥은 그리움이 대부분인 제한된 소재 선택, 회화적 이미지 기법, 정형화된 율격을 보여주어 민족혼을 일깨우는 방법으로 ‘국권회복운동’이라는 시대정신을 드러냈다. 중기 시조인 삼행시육십오편에서는 소재선택의 확장, 추상적 이미지 선택, 형식 실험을 통한 삼행시라는 넓은 의미의 시조 형식을 제시함으로써 복잡다단한 시대정신을 담았으며 ‘산업화’라는 시대상황의 뒤안길에서 잘못 생성된 전통적 가치의 붕괴는 작품을 통해 바로잡고자 했던 민족애가 그의 시대정신이었다. 후기 시조느티나무의 말에서 초정 김상옥은 관조적 이미지 추구를 위해 탈의미적으로 소재를 인식하고 선택했으며 형식면에서 다양한 형태미학을 추구했다. ‘민주화운동’ 과 ‘무원칙 다변화’의 시대사상을 초월적ㆍ관조적 세계로 바라봄으로써 시대상황에 대한 공감이나 반발을 뛰어넘어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수용하고 녹여내어 한 시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인식태도를 우회적(迂廻的)으로 제시하여 그의 시대정신을 표출했다. 초정 김상옥은 격동기의 한국 역사를 겪어오면서 그의 작품 세계를 통해 때로는 시대정신에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발, 포용하기도 했다. 아무튼 그러한 자세(姿勢) 모두가 그 시대를 살아가가면서 그가 민족애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시대 반응이었다. 초정 김상옥이 우리의 민족시 시조를 통해 전통성(傳統性)과 시대정신(時代精神)에 따른 현대성(現代性)을 동시에 추구한 것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 민족의 정수(精髓)를 지키면서 유연하게 시조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었다.
The purpose of this writing is to explore by dividing the national traditionality, and the spirit of the times, which were reflected in line with the changing period, into the early days, the middle years, and the late period, which are buried in the foundation of《Chojeok》,《Samhaengsiyuksipopyeon(三行詩六十五篇)》,《Zelkova's Word》, which are the sijo collection in the poet Chojeong Kim Sang-ok. The poet Chojeong Kim Sang-ok had transfigured with reflecting the spirit of the times in the middle of continuously following the national traditionality amid his works in the period that the national traditionality could have been lost at the slightest slip while passing through the Japanese colonial rule and the repeated historical turbulent era since then. As a result, with reaching today that is the era of internationalization and globalization, sijo established stature available for standing for national poem. Through the repeated experiment in a form and content, it suggested possibility of sijo that modern sijo poets, who proceed with living in modern times and who may appear in the future, can approach in diverse forms. Based on it, the foothold was arranged that can go on the world stage fairly as the national poem that satisfies traditionality and modernity at the same time and has universality and ident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