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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저널정보
한국미술사교육학회 미술사학 美術史學 第35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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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키워드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호피장막도> 8폭 병풍은 기존의 책거리 형식과 다른 양식으로 전개되어 눈길을 끈다. 병풍 전체 화면에 표피(豹皮) 장막이 드리워졌고, 병풍의 5면과 6면을 중심으로 장막 안 공간을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는 <호피장막도>가 보편적인 민화(民畵)또는 책가도의 범주에서 해석되었던 연구와 관점을 달리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용어의 개념과 병풍의 양식, 표현된 기물의 특징 분석을 통해 조선 19세기 경화세족의 물질문화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궁중화원이 제작하거나 궁중에서 사용된 책가도에서 볼 수 있는 장막이 드리워진 형식과 함께 민간에서 널리 유통된 호피와 표피의 문양을 병풍으로 제작하여 사용한 두 가지 양식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호피장막도>의 형식상 가장 큰 특징은 호피를 비단 장막처럼 사용한 것과 정교한 필치로 장막 안 공간에 여러 가구를 배치하고 기물(器物)들이 자유롭게 놓여있는 공간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가구 안과 밖에는 문방사우(文房四友)를 비롯한 서책과 고동기(古銅器), 도자 등 문인들의 생활이 연상되는 기물이 장막 안 공간의 주인공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암시한다.
    최근 문갑(文匣) 위에 펼쳐진 서책의 내용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시로 밝혀졌다. 정약용 문집에 수록되지 않았던 시가 병풍에 적힌 전례는 기존 책가도에서 볼 수 없는 특수한 경우다. 이를 통해 병풍을 주문했던 주문자와 정약용의 관계를 추측해볼 수 있고, 정약용과 친밀했던 경화세족(京華世族)을 중심으로 이상적인 주거론을 전개했던 19세기 이후 물질문화의 양상을 고찰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주문자는 병풍을 통해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현실에 존재하는 그럴듯한 공간의 이미지를 자신의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제공하여 주문자가 의도하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상과 현실의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는 조선시대 <책가도>의 새로운 면모와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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