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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키워드
본고는 국제관계론에서 베스트팔렌 조약이 국제관계 형성의 기점으로 정착된 상황을 검토한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 하에 근대 주권국가 체제가 형성된 역사적 분기점으로서 무비판적으로 상정되고 있는 베스트팔렌 조약의 신화를 재고한다. 특히 국제관계상의 행위자들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이 근대에서 통용되는 주권 개념을 형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행동하기 시작하여 주권국가 체제 및 국제관계가 형성 및 정착되기 시작했다는 통념을 반박한다. 베스트팔렌 조약 체결 이전, 당시, 이후에도 각국은 기존의 역사적 문맥에 배태된 “주권”을 행사하고 있었고, 근대적 의미의 평등한 국가 간에 형성되는 국제관계는 부재했다. 그렇다면, 장기간 같은 역사적 문맥과 기독교 문명을 공유한 유럽에서도 근대적 주권 개념의 형성 및 정착까지는 긴 시간을 요했다면, 반대로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 열강에 의해 단기간 내에 주권국가화를 이루어야 했던 동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적 주권 개념을 그대로 수용하여 자국에 적용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에서 주권 개념이 각국의 역사적 문맥에 따라 상이하게 발현되는 과정을 시론으로 제시한다. 중국은 유교적 대동사회를,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정상국가를, 한국은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통일된 국가를 관념적 또는 실질적 이상으로 설정하여 주권 개념을 상이하게 발현시키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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