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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저널정보
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史叢(사총) 史叢(사총) 제90호
발행연도
2017.1
수록면
165 - 186 (2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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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원수정기 로마군이 속주 도시에 미친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한 사례연구로, 이집트 속주 최남단의 도시 시에네에 주둔했던 로마군의 군영 위치와 그 일대 신전들에 새겨진 명문들의 조사를 통해 로마 군인과 민간인 간에 존재했던 공간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를 가늠해 본다. 시에네 주둔 로마군은 악티움 해전 이후 처음 배치되어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때 철군하기까지 3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주둔하면서도, 그 주둔지가 민간 지역과 물리적으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도시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남쪽 변경 지대에 적절한 방어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안전을 보장해주어 민간 거주지역이 북쪽으로 크게 확대된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로마 병사들과 민간인들은 이집트 토착 신앙을 통해 일종의 ‘종교적 감수성’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이집트 토착신들에게 바친 로마 병사들의 헌사들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지역 엘리트로서 이집트 신관들의 존재가 중요한데, 2개 국어 상용(그리스어와 이집트 민중어)이 가능했던 신관들이 군과 지역 주민들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에네의 사례가 전 제국의 군과 속주 사회의 모습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어디까지나 이집트 속주가 제국 내에서 갖는 위치와 지역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서부 속주와 달리, 동부 속주에서는 로마군 주둔지가 대부분 도시 내부, 혹은 근교에 위치했기 때문에 도시 발전을 저해했다는 기존 주장과, 로마군과 속주민의 관계를 억압과 종속의 상하구조 일변으로 보는 기존 관념은 재고되어야 하겠다. 로마 지배가 공고해짐에 따라, 속주민들에게 로마군은 더 이상 점령군이 아니었고 치안과 방위를 담당하는 군으로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 사회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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