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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홍성희 (연세대학교)
저널정보
민족문학사연구소 민족문학사연구 민족문학사연구 제80호
발행연도
2022.12
수록면
323 - 362 (40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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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초 오상순 전집』은 오상순의 작품을 현대 한국어로 표기하여 엮은다음, 부록으로 시의 첫 발표 지면의 영인 이미지를 더한 전집이다. 이 전집은 가독성을 높여 오상순의 시와 산문에 접근하기 쉽게 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하면서도, 원문을 확인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다. 그 이중적목적과 무관하지 않게 이 전집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체성은, 현대어 표기를 원칙으로 하는 가운데에서도 원문 표기를 옮기는 일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어 표기라는 틀 안에 의미의 즉각적 전달과는 무관해 보이는 원전의 표기법을보존하는 『공초 오상순 전집』의 방식은, 오상순의 시를 특정한 의미의 세계로만이아니라 독특한 쓰기의 세계, 특히 소리의 임의의 분절을 전제로 하는 개별의 에크리튀르의 세계로 읽어내는 작업의 중요성을 암시한다. 이 논문은 오상순 시에서 쓸 수 있음의 감각과 쓸 수 없음의 감각이 시의 내용으로, 또 특정한 에크리튀르의 형태로 드러난 방식을 상세히 논구함으로써, 오상순의시 세계를 시-쓰기와 시-말하기의 동시적 작용으로 이해하고, 문자와 소리 사이, 쓰기와 말하기 사이에서 구축된 그의 시 세계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의 에크리튀르와 현재의 에크리튀르가 교차하는 장소로서 『공초 오상순 전집』의 자료적 성격을 들여다보는 일에서 출발하여, 이 글은 오상순 시의에크리튀르에서 드러나는 소리와 문자, 음성과 표기 사이의 관계성을 세밀하게 살피고, 그의 시 안에서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음성중심주의가 시적 발화 방식으로연결된 방법을 적극 독해하는 일로 나아갈 것이다. 시의 내용으로서의 음성중심주의적 태도는 오상순에게 있어 시를 매개로 하는 일종의 ‘목소리’의 실천에 대한 감각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었다. 문자를 쓰는 방식으로 말하는 시인의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시가 곧 말이 되기를, 근원적 ‘말소리’로서 이행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 기도의 면면으로서 오상순의 시적 에크리튀르를 이해하는 작업은 오상순의 시세계를 보다 흥미로운 논의의 장소로 소개하는 작업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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