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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정일교 (수원여자대학교)
저널정보
중국사학회 중국사연구 중국사연구 제109호
발행연도
2017.8
수록면
59 - 92 (34page)
DOI
http://dx.doi.org/10.24161/CHR.1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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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세기 동북아 지역에서 송전은 통용 화폐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송의 주변 국가들은 자국의 화폐를 주조ㆍ유통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송전을 수입하여 자국에서 화폐로 사용하였다. 고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고려의 송전 수입에 대하여 한ㆍ중 학계는 해석상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학자들은 당시 고려의 경제규모가 화폐를 사용하기까지는 무리였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송은 당시 대량의 동전을 주조ㆍ유통하였다. 그렇지만 중국학계는 당시 고려의 내부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화폐의 주조량만을 기준으로 고려의 경제와 화폐에 대하여 송과 비교하여 경제가 매우 낙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학계에서는 고려의 화폐 정책을 단순히 경제규모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정치적 상황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송조는 북송시기에 송전(동전)의 주조가 절정에 이루었던 시기이다. 이전 왕조와 비교배볼 때 엄청난 양의 동전을 주조하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북송시기 동전의 누적 주조량은 1억관이 넘었다. 남송시기의 동전 주조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주조량이 연간 15만관으로 감소하였다. 이는 북송시기와 비교하여 1/10 정도로 감소하였다. 그 원인은 재정이 열악한 상황 에서 주조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 지폐를 대량으로 발행ㆍ유통시켰기 때문이다. 10-13세기 송조는 대량으로 동전을 주조ㆍ유통시키면서 송전은 자연스럽게 주변국가로 유출되었다. 육로와 해로를 통해 송전은 주변 국가로 유출이 되었고, 송 조정은 이를 막기 위하여 여러 가지 동전유출 금지 정책을 시행하였다. 고려는 성종대와 숙종대 각각 화폐를 주조하였다. 성종시기는 철전을 주조하였는데, 이는 중국의 영향이기 보다는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다. 숙종시기의 화폐 주조는 송나라에 다녀온 의천의 적극적인 건의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따라서 숙종시기의 동전주조는 중국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고려 조정도 동전의 유통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렇지만 고려는 동전을 유통하기 이전에 이미 ?布와 米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동전의 유통이 생각만큼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당시 고려의 경제가 화폐 경제로 발전할 수 없을 만큼 낙후되어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스스로 화폐를 주조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려 경제는 화폐 경제로 발전할 수 있을 만큼 경제가 발달하였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단순히 중국ㆍ일본 그리고 주변 국가와 비교하여 송전의 수입량과 유통량이 적었다는 사실만으로 고려의 경제 규모를 축소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고려의 2차례 화폐 주조에 있어서 성종시기 철전의 주조는 내부적인 요인이 컸지만 외부적인 요인, 즉 동의 유출을 막기 위한 측면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숙종시기 동전의 주조는 당시 북송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커 보인다. 고려의 화폐 주조와 유통은 모두 중국(송조)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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