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남성의 무급노동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함으로써 가구 내 젠더 평등 효과를 규명하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유급노동 중심의 삶을 해체하고 가구 내 남성과 여성 간 무급노동 분배를 지원하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으나, 기존 논의들은 개인 생산성 차원에 다소 경도되어 왔다. 따라서 본 연구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남성의 무급노동시간 변화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주목하여 노동시간정책의 가구 내 젠더 평등 효과를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이중차분 분석(Difference-In-Difference, DID)을 채택하여 정책 도입 전후 인과관계를 규명하였다. 분석 결과,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이 남성의 무급노동시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평일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제도가 남성과 여성 간 일상적(day-to-day) 무급노동 분배에 긍정적 기능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한국 사회의 가구 내 젠더 평등을 제고하기 위한 노동시간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