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군대폭력을 척결하기 위한 국방부의 강도 높은 노력으로 각종 인명사고와 군무이탈 감소 등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병영 내 뿌리 깊게 정착되어 있는 군대폭력은 쉽사리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군대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는 가정, 학교, 친구집단 및 대중매체 등 다양하다. 특히 입대 전 주된 삶의 공간이었던 학교에서의 폭력 노출경험은 당사자에게 폭력을 옹호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한다. 이러한 태도는 입대 후 일반사회와는 다르게 폭력에 대하여 관용적인 태도를 취해 왔던 군 조직과 같은 위계집단 내에서 더욱 가중되어 병영 내 폭력행위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본 연구는 군 장병들이 학교폭력 경험을 통해 학습된 폭력에 대한 태도가 군대폭력에 미치는 영향과 병영문화혁신이 군 생활 적응과 군대폭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기초로 군대폭력 근절방안과 더불어 병영문화혁신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제언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2021년 4월 12일부터 30일까지 3주간 김포·강화, 포항, 발안 등 전·후방지역에서 근무 중인 해병대 장병 6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중 유효 설문지 520부를 회수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통계분석 프로그램(SPSS 21.0)을 활용하여 측정도구의 타당도와 신뢰도 검증, 기술적 통계분석, 상관관계 분석, 단순 및 다중 회귀분석(위계적 회귀분석), 매개효과 분석 등을 이용하여 실증분석 결과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 실증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폭력에 대한 태도는 군대폭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폭력 행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을수록 군대폭력 근절에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폭력을 바라보는 군 장병들의 일반적인 태도는 부정적 인식이 높았으나, 4명 중 1명 정도는 폭력에 대해 관대한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폭력의 피해(14.7%)·가해(4.5%) 경험보다 군대폭력의 피해(23.2%)·가해(13.8%) 경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폭력에 대해 허용적인 군 조직 문화가 입대 전 학교폭력 경험으로 발현된 폭력허용도를 더욱 가중시켜 군대폭력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학교폭력 경험은 폭력에 대한 태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교폭력 피해·가해 경험이 높을수록 폭력에 대한 학습효과가 높아져 폭력에 대해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학교폭력 경험으로 학습된 폭력에 대한 태도가 군대폭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를 한번이라도 경험한 장병은 10명 중 1명 이상으로 나타나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다양한 노력으로 학교폭력이 점진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폭력에 대한 태도와 군대폭력과의 정(+)적인 상관관계에서 군 생활 적응이 매개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폭력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을수록 군대폭력 근절에 효과가 있으나 장병들의 원만한 군 생활 적응을 유도하여 폭력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형성시킬수록 군대폭력을 근절시키는 데 보다 높은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넷째, 폭력에 대한 태도는 군 생활 적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폭력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을수록 군 생활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섯째, 군 생활 적응은 군대폭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군 생활 적응을 잘 할수록 군대폭력 근절에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군 장병들은 심신의 안정과 함께 자신의 직책·직무에 만족하고 조직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수록 군 생활 적응을 잘하고 군대폭력 근절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병영문화혁신은 군 생활 적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군 장병들은 병영문화혁신이 군 생활 적응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병영문화혁신이 점차 활성화될수록 입대 후 군 생활 적응에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영문화혁신에 의한 군 생활 적응으로 군대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폭력에 대한 태도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 생활 적응의 매개역할과 연계하여 분석 시 병영문화혁신에 의해 긍정적으로 변화된 군 생활 적응이 폭력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형성시킴으로써 군대폭력 근절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군대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폭력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형성시킬 수 있는 병영문화혁신의 중요성을 입증한 것이다.
일곱째, 병영문화혁신 추진 전·후로 군 생활 적응과 군대폭력에 미치는 영향 간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약 6년에 걸쳐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던 병영문화혁신 추진활동은 장병들의 군 생활 적응을 더욱 향상시키고, 군대폭력 감소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덟째, 병영문화혁신에 대한 성과 검증결과 군 생활 적응 간 병영문화혁신 추진활동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군대폭력이 더욱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와 차단된 군 조직에서의 단절감과 고립감을 해소시키고 사회와 소통 할 수 있는 다양하고 획기적인 노력들이 군 생활 적응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반면 기강 확립 분야는 현 시점에서 개선소요가 많아 재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까지 군 내에서 발생하는 군대폭력을 포함한 각종 사건사고의 주요 원인이 군 기강 해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병영문화혁신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병을 대상으로 한 중요성 인식에 대한 교육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기초로 군대폭력 근절과 병영문화혁신 활성화를 위해 폭력에 대한 태도 사전 식별 및 관리대책 강화, 학교·군 간 긴밀한 공조 하 군 모병활동 개선, 병영문화혁신 활성화 방안 강구, 군대폭력 근절 및 병영문화혁신 활성화를 위한 관련교육 강화, 군 생활 적응을 위한 병영 내 상담체계 보완 등의 정책적 제언을 하였다.
본 연구는 군 장병의 폭력에 대한 태도가 군대폭력에 미치는 영향과 병영문화혁신에 의해 긍정적으로 변화된 군 생활 적응이 폭력에 대한 태도의 영향력을 감소시킴으로써 군대폭력 근절에 효과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검증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생각된다. 본 연구결과가 군대폭력 및 병영문화혁신과 관련된 추가적인 연구와 정책개발을 위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