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pia 아르케 인터뷰-8] 한중문화콘텐츠 연구자, 배혜은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DBpia 에디터입니다.

DBpia는 전공과 학위의 경계 없이 모여, 서로가 아는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따뜻한 격려를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DBpia 아르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DBpia 아르케’로 활동하고 있는지, 한 분씩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문화콘텐츠 연구자, 배혜은 선생님의 졸업 프로필
문화콘텐츠 연구자, 배혜은 선생님의 졸업 프로필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은 #한중문화교류 연구자 배혜은 선생님입니다.

8월 16일, 서울 남산공원 인근의 한 카페에서 배혜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배혜은 선생님은 더위에 지친 순간 불어온 시원한 에어컨 바람 같은 분이었어요. 초면인데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좋은 대화를 이끌어주셨습니다.

배혜은 선생님은 #덕업일치 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분이었습니다. 연구 이야기를 할 때면 "재밌다", "좋아한다"라는 단어를 많이 썼어요.

또, 배혜은 선생님은 주어지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고 임하는 성실한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냐"는 DBpia 에디터의 질문에 꾸준한 기록의 힘을 짚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키워드는 #기록에서_기회로 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중문화교류

안녕하세요, 배혜은 선생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10년 정도 베이징에서 거주하면서 한중 문화 교류를 연구하고 있는 배혜은입니다. 지난 7월에 북경대학교 예술학과에서 문화산업 예술 경영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졸업했습니다.

졸업 축하드려요! 예술학과 소속에 문화산업예술경영 전공이라고 하셨는데, 전공명에 굉장히 많은 키워드가 들어가 있네요. 문화산업예술경영은 어떤 학문이에요?

한국에서는 문화콘텐츠학과가 따로 개설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은 이런 학문분과가 개설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어요. 최근 경제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서 문화산업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 거거든요. 베이징 올림픽 이후부터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학문분과들이 더욱 활발하게 개설되었다고 보면 돼요.

예술학과라고 소개하면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는 예술인으로 저를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요(웃음), 저는 문화산업예술경영 전공자로서 예술의 관점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콘텐츠의 변화예요. 소설이 원작인 작품이 영화화되거나,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드라마가 중국으로 수출되거나 할 때 콘텐츠가 어떻게 변화하고 소비되는지를 관찰하죠. 콘텐츠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면 모두 다루기 때문에 관심의 폭이 넓은 편이에요.

▶관련 글: 중국 대학원으로 문화 분야 유학을 떠난다면? 어떤 것들을 배울까

박사학위논문은 어떤 콘텐츠 변화에 주목하여 쓰셨나요?

박사학위논문은 중국의 원잡극을 주제로 썼어요. 원잡극이라고 하면 생소하시죠. ‘원잡극’이란 원(元)나라 시기에 형성·발전한 대표적인 희곡 형식으로 이전 시기의 희곡 양식의 다양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요. 예를 들면 당나라의 문화적 특징도 원잡극 안에 있어요. 중국 내에서 원잡극의 위상은 한국의 창극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돼요. 창극에 대해 우리나라가 주목하고 국가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중국도 원잡극의 현대화와 보급에 애쓰고 있어요.

중국의 원잡극을 소재로 한 작품 중 하나가 ‘조씨 고아’인데, 이 작품이 최근에 한국에 수입되어 국립극장에서 리메이크 공연을 했고 크게 흥행했어요. 사실 한국의 정서상 중국의 콘텐츠를 수용하게 된 지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죠. 한류를 이끈 K-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크니까요. 최근에서야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서 중국의 청춘물, 학원물 등이 국내에서도 소비되기 시작했지만 공연 분야에서는 아직 중국 콘텐츠를 받아들인 사례가 많지 않아서 ‘조씨 고아’의 흥행 현상이 굉장히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조씨 고아’가 우리나라에 와서 무대화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고, 이렇게 리메이크된 작품과 원작의 차이는 무엇이며, 국내 관객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수용했는지 등에 대해서 박사학위논문을 썼습니다.


미술관 전시 관람을 좋아한다는 배혜은 선생님
미술관 전시 관람을 좋아한다는 배혜은 선생님

#덕업일치

한중문화교류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학부 때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인턴 활동을 했어요. 주중한국문화원에는 한국의 문화를 중국에 알리기 위해 콘텐츠진흥원, 한국관광공사, 영화진흥위원회 등의 기관들이 입주해 있는데요. 저는 그중에서 콘텐츠진흥원에서 일을 했는데, 정말 너무 즐거웠어요! 당시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인기를 끌면서 한류 열풍이 고점을 찍을 때였거든요. 이 현상에 관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너무 재밌어서, 관련한 전공이 없나 찾아봤어요. 드물게도 북경대학교에 관련 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 길을 걸어봐야겠다’ 하고 진학을 했죠.

문화콘텐츠를 연구 주제로 다룬다는 것이 피곤하지는 않으세요? 다른 이들에게는 여가의 영역인데, 혜은 선생님에게는 일이잖아요.

전혀요! 이번에 졸업하면서 든 생각인데, 제가 만약 다른 전공을 선택했다면 이렇게 즐겁게 연구를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제가 미술관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만약 제가 다른 전공을 선택했다면 논문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미술관에 자주 가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연구나 칼럼으로 연결 지을 수 있으니 언제든 전시를 마음껏 즐길 수 있죠. 전시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콘텐츠를 볼 때도 ‘오 이걸 소재로 나중에 글을 쓰면 재밌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봐요. 아직까지는 피곤하지 않고 재밌어요.

혜은 선생님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문화콘텐츠를 전공하려는 분들께 기분 좋은 영감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는 또 어떤 일들을 하고 싶으세요?

지금까지는 연구 논문이나 칼럼과 같은 글의 형태로 문화교류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앞으로는 현장에 좀 더 나가보고 싶어요. 아트 페스티벌 등의 문화교류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 것도 좋지만, 책상에서만 쓰면 글이 죽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생명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숨을 불어줘야 하는데, 저는 그것이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다른 점도 이야기해보고 갈등이나 마찰도 경험해보아야만 문화예술도 다음 레벨로 성장할 수 있어요. 그래서 축제나 전시회와 같은 형태로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국제 행사에서 멘토링 중인 배혜은 선생님의 모습
국제 행사에서 멘토링 중인 배혜은 선생님의 모습

#기록에서_기회로

한국경제의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Arte)에서 ‘차이나 아이코닉’이라는 칼럼을 매달 연재 중이시라고요! 정말 멋져요. 칼럼 연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제가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해왔는데, 중국의 문화 트렌드에 관한 포스팅도 많이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감사한 기회가 주어졌어요! 중국 문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은근히 어려운데, 제가 즐겁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라서 꾸준히 쓸 수 있었어요. 제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과 소통하는 것도 즐겁고요.

기록하고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해요. 콘텐츠를 소비한 후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저는 약간 허탈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몇 문장이라도 기록을 남겨두면 언젠간 쓸모가 생겨요. 어느 날 케이스 스터디를 하다가 갑자기 떠오르는 식으로요. 특히 제 연구 분야에서는 논문도 사례 중심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언젠가 나의 연구 주제나 사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록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국제 행사 단체 사진 속 배혜은 선생님 모습
국제 행사 단체 사진 속 배혜은 선생님 모습

※ 연구 이야기를 나눠주실 인터뷰이를 모십니다. 희망자는 언제든 편하게 marketing@nurimedia.co.kr로 연락 바랍니다(간단한 자기소개와 인터뷰 신청 이유를 함께 적어주시면 인터뷰이 선정에 참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