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pia 아르케 인터뷰-7] 생물정보학 연구자, 전수현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DBpia 에디터입니다.

DBpia는 전공과 학위의 경계 없이 모여, 서로가 아는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따뜻한 격려를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DBpia 아르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DBpia 아르케’로 활동하고 있는지, 한 분씩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생물정보학 연구자, 전수현 선생님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은 #생물정보학 전공자로서 #알츠하이머 를 연구하고 있는 전수현 선생님입니다.

DBpia 에디터가 인터뷰 때마다 묻는 질문이 있는데요. 바로 "좋은 연구자란 어떤 사람일까요?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으세요?"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참 흥미로운 게, 대부분 본인이 답변한 '좋은 연구자'의 상을 이미 실천하고 계시더라고요!

전수현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어요. 인터뷰 내내 "더 배우고 싶다"라는 말씀을 참 많이 하셨는데요. '좋은 연구자란?'이라는 질문에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답하셨어요. 그래서 마지막 키워드를 #더_배우고_싶다! 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_연구

안녕하세요, 전수현 선생님. 연구 분야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지금은 서울대학교 생물정보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하고 있는 전수현이라고 합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알츠하이머병의 다양한 임상 증상과 연관된 유전자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합니다.

예시를 들어볼게요.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면 보통 이제 기억이 없어지는 병이잖아요. 뇌에서는 해마가 기억을 관장하는데, 실제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면 이 부분의 세포가 죽으면서 해마의 부피가 점점 줄어들거든요. 그런데 이 해마의 부피가 줄어드는 속도가 사람마다 달라요. 이때 어떤 유전자가 이 속도에 영향을 주는지 찾기 위한 연구를 합니다.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기저를 연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유전자를 발견하면 그 유전자를 타깃팅하여 치료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겠죠.

알츠하이머병도 증상이 굉장히 다양해요. 어떤 사람은 기억부터 잃기 시작하고, 어떤 사람은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부터 발현되고, 또 어떤 사람은 방향 감각이 좀 없어진다거나 하는 등 모두 양상이 다르죠. 어떠한 유전적 차이가 특정한 증상으로 이어지는지 알아낸다면 증상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제안할 수도 있겠고요.

제가 하는 연구는 기초적인 단계에서 수행하는 순수 학문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알츠하이머 문제 해결에 당장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보다는, 생물학적인 기저에서 알츠하이머병과 증상에 대한 원인을 탐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처음부터 알츠하이머병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의 길을 걷게 된 건가요?

원래 뇌질환에 관심이 있었지만, ‘꼭 알츠하이머 연구를 해야겠다’ 하고 생각해서 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알츠하이머 연구를 과제로 수행하게 되었고, 저는 주어진 과제 내에서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종류의 뇌질환인지보다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가 저에게 더 중요했거든요.

정말 멋진 일이네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건 연구자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팁 같은 게 있나요?

제일 좋은 방법은 관심 있는 연구를 수행 중인 연구실에 들어가는 거죠.

저는 정보를 구할 지인이 있지는 않은 상황이었어서, 최대한 교수님 인터뷰를 많이 찾아봤고요. 저는 계속 연구직으로 일하고 싶어서 졸업한 선배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알아봤어요.

#생물정보학

언제부터 연구를 하고 싶으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연구자였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고,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나는 누구일까? 친구들은 왜 나랑 다른 생각을 할까?’ 이런 것들이요. 처음에는 심리학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파고들수록 제가 궁금한 건 보다 근원적인 차이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전적인 차이나 뇌구조의 차이 같은 거요. 생물학적으로 접근하는 게 더 저에게 잘 맞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초등학생 때부터 생명과학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했어요. 학부 졸업 후 석사과정은 뇌공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생물정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중입니다.

생물정보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생물정보학은 생물학과 정보학이 결합한 학문이에요. 전통적인 생물학 분야에서는 실험을 통해서 생물학적인 지식을 확장한다면, 생물정보학은 보다 전산적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데이터 과학자의 관점을 가지고 데이터 분석을 하는 거죠. 유전체 정보 데이터를 분석해서 생물학적 의미를 찾아냅니다.

그래서 저는 실험은 하지 않고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웃음). 코딩 지식도 좀 필요하고, 통계 지식이나 데이터 분석 능력이 중요한 편이에요.

#더_배우고_싶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수현 선생님은 어떤 연구자예요? 질문이 너무 어렵다면 바꿔볼게요.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으세요? 수현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좋은 연구자는 어떤 사람이에요?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은 연구자는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연구자는 새로운 걸 계속 배워야 하는 사람인데 이걸 힘들어하거나 귀찮게 여긴다면 연구자로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교수가 되어서도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계속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좋은 연구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저는 아직 꿈을 좇는 연구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구를 하다 보면 뭔가 이상을 좇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연구를 통해 지식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 저에게는 꿈이죠. 지금은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고 있으니까 이 병을 이해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발견을 하고 싶어요.

졸업한 이후에 어떤 진로를 희망하시나요?

계속 연구를 하고 싶어요. 연구기관에서 연구직으로 일하거나, 운이 좋다면 교수가 될 수도 있겠죠. 반드시 교수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자유도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사기업에 취업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연구가 재미있거든요.

연구가 왜 재미있으세요?

그러게요. 왜 재미있을까요? 연구를 할 때는 괴로운 순간도 많거든요? 그렇지만 재밌어요. 다른 일을 하면 이만큼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학문적인 호기심을 충족하는 일이 좋아요. ‘좀 더 알고 싶다’, ‘좀 더 배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저를 이끄는 강한 동기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인 분들에게 ‘석박사 통합 과정’보다는 석사과정을 먼저 해보면서 연구가 적성에 맞는지, 내가 하고 싶은 연구는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해보고 박사과정을 선택해도 충분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연구자가 꿈이었는데도 막상 대학원에 진학할 때는 이게 내 길이 맞을지 무서운 마음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석박사 통합 과정 대신 석사 과정을 선택했는데 후회가 없어요. 학부 때부터 여러 연구실을 거쳐오면서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찾을 수 있었거든요. 학부 때는 인턴을 세 군데에서 했고요. 석사 때는 운이 좋게도 제가 들어간 연구실에서 관심 있는 주제로 연구 과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유전자와 뇌영상을 함께 보는 연구였는데요. 그럼에도 석사과정을 마칠 즈음에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래서 생물정보학 전공 지식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다가 지금의 생물정보학 연구실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으니, 석사과정까지 해보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다시 생각해봐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꼭 하세요.’ 저는 석사과정 때부터 건강이 악화되어서 부랴부랴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건강을 잃기 전에 미리 운동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연구 이야기를 나눠주실 인터뷰이를 모십니다. 희망자는 언제든 편하게 marketing@nurimedia.co.kr로 연락 바랍니다(간단한 자기소개와 인터뷰 신청 이유를 함께 적어주시면 인터뷰이 선정에 참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