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인의 일생의례》 가운데 출생과 혼례에 등장하는 의례 도구의 종류와 내용을 분석하고, 연구 방법 및 성과, 문제점 등을 살펴보았다. 일생의례 조사방법은 전국의 각 시?군에서 평균 3개 지역을 선정, 세부적으로 분류된 조사항목을 가지고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조사연구원 사이의 전문지식의 격차로 인해 보고서의 내용이 차이를 보이며, 특히 물질적 의례도구에 대한 연구는 세밀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출생의례와 관련해서 전국적으로 등장하는 도구들은 기자와 관련해서는 도끼, 임산부의 속옷, 고추 등이 보이며, 임산부의 산전 행동과 관련해서는 농기구를 만지거나 넘어가는 행위 등을 금기시 하였다. 해산 관련 의례도구로는 짚과 가위가 보이며, 산후에는 부정한 사람을 막기 위해 금줄을 둘렀다. 출산과 관련해서 배냇저고리는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는 옷으로 건강, 시험, 송사, 임신, 우애 등에 효력이 있다고 여겨 잘 보관하였다. 돌상과 돌잡이 풍속은 오늘날에도 전승되고 있다. 혼례와 관련하여 등장하는 물질문화 요소들은 상당하며 이것들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으로 납폐함?혼례복?가마? 초례상?목안(木雁)?표주박?요강?혼수품?폐백용품?이바지음식 등을 들 수 있다. 출생의례와 혼례와 관련해서 이번 보고서의 성과도 무시할 수 없다. 출생의례와 관련해서 금줄에 거는 남녀 출생의 표식물의 종류라든지 개수가 지역에 따라 다르고, 해안가 지역에서는 미역을 거는 사례 등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얻은 결실이다. 또한 금줄에 거는 고추는 시집 올 때 가져온 것을 건다는 것을 통해 남아 선호사상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부산지역에서 칼을 꽂는 사례는 지역적 특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금줄을 거는 기간도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길게 거는 것보다 짧게 7일간 거는 것이 일반적인 것임을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금줄을 푸는 것도 대전지역에서는 장수한 노인이라는 점에서 금줄과 장수와의 관련성도 있음을 보여준다. 산모가 먹는 미역국의 부재료도 지역에 따라 다르고 바닷가 마을에서 귀하게 여긴 물고기를 사용한 것도 이번 조사에서 얻어낸 결과이다. 유량이 많은 산모의 젓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연기처럼 유량이 지속적으로 풍부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굴뚝에 버린 것도 전국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민속의 일반성을 엿볼 수 있다. 첫 아이의 외출에 함진아비처럼 솥검정을 바르는 행위를 통해 불을 통해 아이를 보호하고 잡귀로부터 정화하려는 주술적인 행위를 엿 볼 수 있다. 그리고 지역에 따른 독특한 풍속을 이번 조사에서 밝힌 것도 큰 성과이다. 가령 대구에서 아이를 못 낳는 여성이 상여를 타면 아이를 잉태한다는 속신이나 제주도에서 갈옷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 대전에서 신부 가마에 낀 살을 막기 위해 활을 쏘는 행위 등은 지역성을 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신부 가마에 배뇨를 위해 요강을 넣은 것은 일반적이나 그 요강에 든 곡식으로 밥을 해서 시부모에게 바치었다는 조사 내용은 요강이 배뇨기능 보다는 갈무리 기능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