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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은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예술의 한 분야를 통해 그 것을 향유해 온 이들의 생각의 흐름이나 기호를 짐작해 보려는 노력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져 왔다. 문학 역시 그 것을 창작하고 향유하는 모든 이들의 감성과 기호를 반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는 이런 문학의 감성이 인간의 정신적인 영역에 끼친 영향에만 주로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문학의 영향이 단순히 정신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다른 표현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었음을 인식하고 관심을 넓혀야 한다. 언어를 도구로 감성을 표현하고 또, 언어를 통해 그 표현의 세계를 향유하는 문학을 시각적인 이미지의 세계인 그래픽 디자인에 연결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이다. 우리 민족은 풍부한 시적 감성과 감각을 바탕으로 수준 높고 독창적인 시가 문학을 발달시켜 왔으며 여기에 민족의 정신 속에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만의 감성을 담아왔다. 한국 현대 시문학은 민족 고유의 문학 전통과 더불어 서양 문학의 형식을 받아들여 우리만의 독특한 운문 문학의 세계를 확립하고, 그 형식 안에 우리만의 감성과 기호 그리고 현대를 사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기호를 적절하게 조화시킨 감각의 세계를 형성하였다. 이런 바탕 위에 확립된 현대시 속에 드러나고 있는 대표적인 시각적 이미지인 색채 이미지가 드러내는 상징적 의미를 분석해 봄으로써 근현대 100년을 관통해 온 한국 현대시의 색채 이미지의 보편적 상징성을 정리해 보고 이를 현대 시각 디자인의 영역과 연결시켜 보는 일은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시각 디자인 색채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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