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정치참여는 주로 성인 중심의 선거 혹은 시위(protest)에 한정시켜 바라보는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선거는 일정 연령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고 시위 혹은 집회는 반정부적?반사회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청소년 대상의 정치참여나 정치교육의 방안으로서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청소년 정치참여 활동에 대한 학문적 차원의 연구들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져 왔다. 대부분 청소년의 현 정치참여 활동에 대한 분석보다는 성인기의 정치참여 의사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 진행되었다. 또한 행동중심의 정치참여 활동에 대해서 언급할 때는 청소년 참여, 사회참여 혹은 정치참여라는 개념으로 혼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정치참여의 개념정의가 성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짐으로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의 정치참여를 성인과 동일한 기준을 잣대로 논의하는 것은 정치참여에 대한 실천적 함의를 제시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청소년의 정치참여에 대한 재정의와 그에 따른 특성을 살펴보는 과정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 정치참여를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 진행하는 공공정책이나 행정업무에서 청소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부분의 집합적 실천 행위’로 정의한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 정치참여의 특성이 집합적인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을 고려하여 현 청소년 정치참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사소통 연결망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에 본 연구의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집합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형성된 의사소통 연결망의 개인
요인과 구조 요인은 청소년 정치참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2. 집합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사소통 연결망의 형태와 발달과정은 청소년 정치참여에 어떠한 차이를 가져오는가?
이러한 연구 질문에 따라 의사소통 연결망을 중심으로 100명의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참여위원회’ 전체위원을 대상으로 형성된 분과별 소규모 집단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 과정에서는 조직 구조 내에서 청소년에게 어떠한 기제와 원리가 적용될 때 청소년 정치참여 활동을 행하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동일한 숫자의 소규모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조직 내 의사소통 연결망의 요소를 토대로 청소년 정치참여를 유발하는 요인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구조 내에서 발생하는 의사소통 연결망에 따른 개인 및 구조 요인의 차이에 근거한 유형별 특성을 연결망 분석을 이용해 중앙성과 지수확률그래프모형(ERGM)에 따른 특정구조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다음, 구조 요인이 개인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다층 분석을 시행하여 청소년 정치참여에 개인요인과 구조요인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본 연구의 대상인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참여위원회’의 경우, 다양한 배경의 청소년들이 활동을 매개로 처음 만나서 진행을 하기 때문에 실제 회의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의사소통 연결망이 각 분과마다 연결망 요인별 차이가 발생하였다. 이와 같은 차별적 특성을 지닌 구조가 나타나는 근거로는 분과 내에서 행해지는 정보전달 및 의견수렴을 토대로 한 토론 과정에 있어 개인의 특성도 영향을 미치지만 회의를 주도하는 분과장과 부분과장의 리더십과 소속분과 위원들과의 의사소통 연결망에 따른 특성이 연결망 구조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 참여활동 과정에서 개인 수준과 구조 수준 요인 모두 청소년 정치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집합적인 의사결정 프로그램의 경우, 의사소통 연결망 변수가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는 청소년 참여를 다룬 선행연구들과는 가장 큰 차별적인 특성으로, 의사소통 연결망이 청소년 정치참여에 미치는 영향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청소년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셋째, 의사소통 연결망에서 중앙성(centrality)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앙성을 연결정도 중앙성, 인접 중앙성, 매개 중앙성으로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 분과 조직에 따라서 의사소통 패턴이나 형태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각 분과의 구조적 특성이 개인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청소년 정치참여가 집합적인 조직 활동 내에서의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는 것을 시사한다.
넷째, 구조 수준에서는 지수확률그래프모형(ERGM)을 이용하여 연결망 구조 수준에서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성, 정보전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대칭성, 조직 내에서 친구의 친구 간에 연결이 발생하는 견고성 혹은 이행성, 그리고 세 명의 행위자가 하나의 연결을 맺고 있는 완전성의 형태로 실제 의사소통 연결망이 형성될 확률을 통해 조직별 의사소통 연결망의 유형을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직에 따른 연결망의 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공진화(co-evolution) 되는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끝으로, 개인 수준을 통제하고 구조 수준 변인을 포함했을 때 구조 수준 변인이 청소년 정치참여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이는 집합형태의 의사결정과정을 포함하는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에 있어 개인 단위를 기초로 하는 교육 활동 뿐 아니라 조직 단위에서 발생하는 구성원간의 연결망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밖에 의사소통 연결망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분과장의 리더십 형태, 분과 내 규칙 및 보상과 처벌 규정, 하부 조직을 포함한 상위 조직의 임원의 수와 분과 조직원들의 연령편차에 따라서 분과 조직 간 청소년 정치참여에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 분과 조직원간의 신뢰도와 의견 일치도 또한 청소년 정치참여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이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참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행동 변화에 따른 의사소통 연결망 분석은 교육 현장에 실천적인 함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즉, 집합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 형태의 정치참여 활동 분석에서 개인 특성 뿐 아니라 구조 형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조직 활동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정치 교육 방안에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