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조선조 藏書 문화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조선후기의 장서가와 그들의 장서목록을 소개하고, 장서의 규모 및 성격을 개략적으로 살펴본 것이다. ‘王室’, ‘書院’, ‘寺刹’의 장서목록이 별개로 존재하기에 이와 구별하기 위해 ‘私家’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장서가와 장서 규모, 장서의 성격에 대한 고찰은 문헌을 연구하는 데 기초적인 작업일 뿐 아니라 당시의 학술과 문학 동향, 국가 간 또는 지역 간 문화 교류와 그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目錄學’이 다소 빈약했던 조선과 현재의 우리 학계 실정에서는 더욱 절실히 요청되는 작업이기도 하다. 장서가와 그들의 장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서가의 소장 서책 목록을 입수하여 분석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이나 의외로 이러한 장서목록은 현존하는 것이 많지 않다. 최근 배삼익(1534∼1588)ㆍ배용길(1556∼1609) 부자의 1586년 冊置簿(1책, 한국국학진흥원 기탁)가 발굴됨으로써 이 방면 연구의 새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할 만하다. 현전하는 조선후기 私家 장서목록으로는 沈檍(1602〜1682)의 沈檍家記(서울역사박물관) 내 서책목록, 宋浚吉(1606∼1672)의 家藏書籍簿(1책, 은진송씨 후손가), 李元禎(1622 ∼1680)의 完府措備書冊(1책, 계명대 동산도서관), 朴世堂(1629∼1703)의 家藏書籍(1책, 후손가), 申琓(1646〜1707)의 서적목록(친필본 讀史管見 표지 이면에 기록), 林泳(1646〜1696) 서책목록(후손가), 沈齊賢(1661〜1713)의 錦溪錄(서울역사박물관) 내 서책목록, 裵䌖(1710〜1755)의 畏巖秘藏(1책, 한국국학진흥원), 남양홍씨 정효공파 書冊置簿(18세기 초), 安鼎福(1712〜1791)의 「木川縣持來冊目錄」(1776년)〮 「家藏書冊舊帙/自備書冊帙」(1785년, 以上 안정복일기, 국립), 李英裕(1743∼1804)의 雲巢山房藏書錄(1책, 개인), 柳得恭(1748〜1807)의 「賜書樓藏書目錄」(고운당필기 내), 李儒修(1758∼1822)의 家藏書冊錄(1帖, 고려대 신암문고), 金逌根(1785∼1840)의 書籍總目(1帖,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 秋史 집안의 留餘觀藏書(1책, 영남대 동빈문고), 金正喜(1786∼1856)의 (완당자필)장서목록(장택상 구장), 尹相鳳(1815∼1858)의 서책목록(가제) 2종, 金世均(1812∼1879)의 晩齋藏書記(고려대 화산문고 萬卷樓藏書目錄에 附) 등이 있다. 본고에서는 이 가운데 심억과 심제현(심억의 증손), 이원정ㆍ이담명 부자의 장서목록을 위주로 고찰해보고자 한다. 이 밖에 여흥민씨가의 毋自欺齋藏書目錄(7책, 이화여대), 洪淳馨(1858∼1934)의 萬卷樓藏書目錄(1책, 고려대), 吳世昌(1864∼1953)의 「葦滄文庫目錄(가제)」, 尹定鉉의 海南尹氏群書目錄(1책, 후손가), 文永樸(1880∼1930)의 壽峰精舍書籍目錄(1책, 후손가), 閔晟基의 藕齋書籍目錄(1책, 국립) 등 중요한 목록들이 더 있으나 시기가 조선 말기에서 대한제국, 일제강점기까지 걸쳐 있는 관계로 연구대상에서 제외한다. 장서목록에 저록된 서적들의 현존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지만 실물 자료가 지금은 산일되어 파악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대로 장서목록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현재 舊藏했던 책이 많이 산견되는 장서가의 경우는 장서인 등을 통해 그 장서의 원형을 재구함으로써 장서 규모의 대략을 파악해볼 수도 있다. 이는 至難한 작업이긴 하지만 향후 그 再構는 분명 필요할 것이다. 조선조 장서 문화의 연구 테마는 매우 광범위하다. 향후 조선전기와 후기로 시기를 구분하여 대비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正祖의 장서 재구를 통한 乾隆帝의 서책 收藏과의 비교 연구나 徐命膺-徐有榘, 李奎象-李長載와 같이 한 가문의 서적 수장과 編ㆍ著들의 전모를 파악하는 연구 등도 필요하다. 아울러 조선조의 서적 및 장서 문화 연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근대 신흥 장서가의 등장, 일제강점기 서적중개인들의 역할과 그 장서의 성격 등도 앞으로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This article introduces book collectors and their lists in the late Chosŏn period as a part of a research of the library culture in Chosŏn period. Researches on book collectors and the scale and the feature of their library is very important because it serves not only as the groundwork for philological research of rare books, but also as a medium understanding the scholastic and literary trend, and cultural intercourses at that time. Its first task of a research of collectors and their collections is to analyse the list of each of them, however, it is very rare that the list of books are still extant. Recently, the list of private library of Pae Samik(裵三益, 1534∼1588) and Pae Yonggil(裵龍吉, 1556∼1609), namely Ch’aekch’ibu(冊置簿) was discovered that it is estimated to make the new departure of in this field. The lists of private library that is extant are as follows: Sim Ŏk’s(沈檍, 1602〜1682) Simŏkkagi(沈檍家記), Song Chungil’s(宋浚吉, 1606~1672) Kajang Sŏjŏkbu(家藏書籍簿), Lee Wŏnjŏng’s(李元禎, 1622~1680) Wanbu Chobi Sŏch’aek(完府措備書冊), Pak Sedang’s(朴世堂, 1629~1703) Kajang Sŏjŏk(家藏書籍), SinWan’s(申琓, 1646〜1707) list of books, Lin Yŏng’s(林泳, 1646〜1696) list of books, Sim Chaehyŏn’s (沈齊賢, 1661〜1713) list of books included in Kŭmgyerok(錦溪錄), Pae Chip’s(裵䌖, 1710〜1755) Weam Pijang(畏巖秘藏), Namyang Hong clan’s Sŏch’aek ch’ibu(書冊置簿), Ahn Chŏngbok’s(安鼎福, 1712〜1791) Mokch’ŏnhyŏn Chiraech’aek Mokrok(木川縣持來冊目錄) and Kajang Sŏch’aek Kujil(家藏書冊舊帙/自備書冊帙), Lee Yŏngyu’s(李英裕, 1743~1804) Wunso Sanbang Changsŏrok(雲巢山房藏書錄), Yu Tŭkgong’s (柳得恭, 1748〜1807) Sasŏlu Changsŏ Mokrok(賜書樓藏書目錄), Lee Yusu’s (李儒修, 1758~1822) Kajang Sŏch’aekrok(家藏書冊錄), Kim Yugŭn(金逌根, 1785~1840) Sojŏk Ch’ongmok(書籍總目), Kim Chŏng hui’s(金正喜, 1786~ 1856) Changsŏ Mokrok(藏書目錄) and Ryuyŏgwan Changsŏ(留餘觀藏書) owned by his famliy, Yun Sangbong’s(尹相鳳, 1815~1858) list of books, Kim Segyun’s(金世均, 1812~1879) Manjae Changsŏgi(晩齋藏書記) etc. This article deals with the lists of private library of Sim Ŏk, Sim Chaehyŏn, Lee Wŏnjŏng and Lee Tammyŏ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