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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심예인 (서울역사편찬원)
저널정보
퇴계학연구원 퇴계학보 퇴계학보 제150호
발행연도
2021.12
수록면
43 - 88 (46page)
DOI
10.46264/toegye.2021.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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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일찍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송대 이학을 집대성한 주자 역시 매화를 노래하였고, 주자를 본받고자 했던 이황도 평생 매화시를 써 내려갔다. 다만, 이황은 早梅의 고절한 모습뿐만 아니라 늦은 봄 뭇 꽃들 사이에 피어나는 晩梅를 노래하였다. 千紫萬紅의 꽃들 사이에서 피어난 만매가 곧 여러 선비들 사이에 존재한 빼어난 군자처럼 비쳐졌던 것이다. 이황이 마주했던 16세기 정치 현실은 수많은 척신들의 득세로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그는 온갖 색태와 향기가 가득한 속에서도 고고하고 깨끗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를 퍼뜨리는 만매를 높이며 순선무악한 理를 추구하였다. 이황은 평소 자신이 송대의 선현으로부터 너무 늦게, 너무 멀리 떨어진 편벽한 곳에서 태어났음을 탄식하곤 하였다. 하지만 선현보다 늦었다 하여 탄식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황은 도산에 은거하며 도의를 닦고 심성을 길렀다. 그에게 은거는 단순히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산림에 칩거하며 사는 방식이 아니었다. 주자가 무이산에 들어가 정사를 짓고 저술 및 강학 활동을 하면서 정주 이학을 완성한 자취를 본받고자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도산은 이황의 이학이 자라나는 학문 공간이자 조선 이학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거듭된 조정의 부름에 세상을 그저 외면하지만은 못하였다. 도의를 닦아 세상을 경륜하고자 했던 이황이지만, 조정에 나아가서는 검은 먼지에 물들지 않는 뭇 꽃들 속 만매와 같이 자신을 지켜냈다. 한편, 이황은 16세기 중엽 조선 사회에 존재했던 다기한 도통의식과 넘쳐나는 이설 속에서 정주 이학을 체계화하고자 하였다. 주자로부터 370여 년 뒤 조선의 땅에 태어난 이황은, 주자의 도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적막함을 안타까워하였다. 그러면서도 주자와의 정신적 교류를 통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였다. 실제로 이황은 만매에 의지해 천자만홍과 같은 학풍과 사조를 정화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추기도 하였다. 이때 조매가 주자의 이학에 비유된다면, 만매는 이황의 이학에 비유할 수 있다. 주자의 이학을 잇겠다는 이황의 생각이 만매를 통해 강한 도통의식으로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이학을 조선의 이학으로 정착시키려는 이황의 학문적 사명감과 자부심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령 찬바람에 꺾이고 꽃을 틔우지 못한다 하더라도, 매화의 뿌리가 굳게 내렸다면 훗날 반드시 꽃을 피워낼 것이라 노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혀진다. 이황이 주자 이학을 조선의 땅에 뿌리내리게 했으니, 늦게 꽃을 피우는 만매처럼 이학의 향기가 퍼지기를 기대하고 소망한 것이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매화분에게 물을 주라고 한 것도, 매화로 상징되는 조선의 이학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니었을까. 그가 만년에 유독 만매를 노래하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매화시첩』을 편찬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결국 이황이 그토록 노래한 만매는 혼탁한 현실을 정화하는 유일한 理이자, 천자만홍과 같은 선비 가운데 고절한 빛을 지켜낸 도학군자로 비쳐진다. 나아가 다양한 학통 내지 異說 속에서 피어난 이황의 이학이자, 주자 이학의 도통을 계승한 16세기 조선의 이학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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