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장편소설의 남성 주체 재현 양상 -『희망』, 『모순』,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중심으로

부용

doi:10.31809/crj.2022.12.2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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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부용

저널정보: 춘원연구학회 춘원연구학보 춘원연구학보 제25호

발행연도: 2022.12

수록면: 283 - 316 (34page)

DOI: 10.31809/crj.2022.12.2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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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90년대 양귀자의 장편소설에 나타난 남성성의 재현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양귀자가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부합하지 않는 중년 남성 인물을 창작함으로써 이분법적 젠더 규범의 틀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는 점을 입증하고자 했다. 기존의 연구들은 양귀자의 첫 장편소설을 외면하거나 다른 장편소설의 대중성이나 페미니즘적인 양상만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본고는 양귀자가 90년대에 창작한 장편소설 세 편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해 남성학적인 시각으로 남성과 남성 사이의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를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 것이다. 남성 운동의 맥락에서 양귀자 장편소설에 등장한 중년 남성 인물들을 보면 이들은 각각 생계부양자 역할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 남성의 내면적 감수성 인정, 능동적으로 부성의 회복 등 중요한 의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2장은 자본주의 억압 구조가 남녀 성별 분업 역할을 강화하고 남성에게 가족생계부양자의 역할을 강요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희망』에서 금전적인 수입이 없는 우연 아버지의 아메리칸 드림은 가정 내부 구성원들에 의해서 단지 조롱과 비난만 받는 실정이고 찌르레기 아저씨의 중동 취업은 가난으로부터의 탈출 전략으로 여겨졌지만 끝내 성공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모순』의 주인공 안진진의 아버지는 실직과 사업 실패로 인해 산업화 시기의 헤게모니적 남성성과 거리가 먼 존재로 주변화되었던 멜랑콜리 주체이다. 작가는 세 중년 남성의 삶을 재현함으로써 자본을 가지지 못한 남성에게는 인간으로서의 자리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청년 세대들이 중년 세대에게 보내는 동정과 연민, 신뢰와 인정은 비규범적인 남성들의 입장을 깊이 이해한 양귀자의 작가의식을 반영한다.
3장에서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강민주의 마음을 바꾸게 한 것은 백승하에 대한 사랑이라기보다 그의 부성애 때문이라는 독해 방식을 새로 제기하였다. 이 소설에는 강민주가 백승하라는 중개자를 경유해서 욕망의 대상인 부성애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가정 안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되찾고자 한 남성들의 시대적 욕구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이는 90년대 ‘좋은 아버지 되기’ 운동과 연관 지어서 검토할 때 90년대 한국 남성학 운동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By examining the representation of masculinity in Yang Gui-ja"s 90s feature novels, this paper argues that Yang Gui-ja aims to break down the framework of dichotomous gender norms through her representation of various middle-aged male characters who failed to take on hegemonic masculinity. In previous studies, Yang Gui-ja"s first feature novel has been neglected, while mainly focusing on the popularity or feminist aspects of other feature novels.
This study selectes three novels written by Yang Gui-ja in the 1990s as the main subject of study and explore the invisible hierarchy between ‘men’ and ‘men’ from a masculinity studies perspective. I focus on the middle-aged male characters in the novels in the context of the men"s movement. Each of them are involved with essential issues such as the legitimacy of their role as a breadwinner, men"s inner sensitivity, and their actively restoration their fatherhood.
In the second part of this paper, I look at the fact that the oppressive structure of capitalism strengthened the division of labor between men and women and forced men to take on the role of family breadwinners. In Hope, Wooyeon’ father who failed to get financial income is severely ridiculed and criticized by other family members of his American dream, In this novel, another male character, Mr. Stare", is also blamed for his escape strategy from poverty flying to the Middle East and his failure in employment. On the other hand, Ahn Jin-jin’s father, the protagonist of Murder, is a melancholy subject who has been marginalized as a being far from hegemonic masculinity during the industrialization period due to his unemployment and business failure. By presenting the lives of these three middle-aged male characters, Yang Gui-ja points out to the fact that men without capital are not even qualified, even to be as a human being. I argue that the young generations’ sympathy, trust and recognition of these middle-aged generation demonstrate Yang Gui-ja"s consciousness as an artist who deeply understands the position of males who depart from normative gender expectation.
In the last part, I bring up a new reading approch to I Wish For What Is Forbidden to Me. What changed Kang Min-ju"s mind is his paternal love rather than his love for Baek Seung-ha. That is to say that Kang Min-ju was able to get access to fatherhood, the object of desire, through the mediation of Baek Seung-ha. This also reflects to some extent the desire of men to regain their father"s role in the family. This can be seen as a epitome of the Korean men’s movement in the 1990s in its strong connection with the "Being a Good Father" movement in the 1990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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